수필

떨어지는 것이 어찌 꽃잎 뿐이랴!

no pain no gain 2008. 4. 2. 14:23

 

간밤에 부던 비바람이 아침이 되어도 잠들지못하고 편백나무 길 넓은 잎줄기 들이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멈춰있는 듯 보이지만 이렇듯 바람불고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 속에서도  움트는 작은 생명의 씨앗들은 끊임없이 움트고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작년 앞 마당에 심었던 아마릴리스는 지난 겨울 잎새들이 말라버려 죽은 줄 알았는데, 어느 새 봄이라고 그 작은 새잎을 피워 올리고 있고요, 몇 개 옮겨다 심었던 과꽃은 그 작은 새싹들로 마치 모종을 부어놓은 듯한 형국입니다.

 

햇볕이 따스하던 날.

조금 열어둔 창으로 뭔가가 팔랑거리면서 스르르 떨어지는하얀 꽃닢.

남향. 창가에 뻗은 가지에서 철 이르게 피어나는 벗꽃을 그것도 먹이라고 겨우내 어디서 살았는지 모를 좀 몸집이 큰 듯한 새 두마리가 날아와 다정하게 �꽃 잎을 따 먹는 중에 그 중 하나를 놓쳐서 떨어지는 중었습니다.

 

그래서 올려다 보니, 남쪽 벽에 붙어있는 가지에서만 유독 조금 일찍 꽃이 피어 몇 송이 안된 그 꽃잎을 열심히 쪼아 먹는 모양새가, 창 안쪽에서 바라보는 중이라 그 새는 저 쳐다본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뭔가 대화를 나누면서 부지런을 떠는 중었습니다.

 

이제 몇일이 지나지 않아서 또 매스컴을 통해서 전국의 꽃의 화신에 대한 이야기와 � 꽃 축제에 대한 시선집중으로 또 한번의 소용돌이가 휘 몰아 치고 지나가겠지요.

 

그 광풍에 휩쓸려 총선도 열기를 더하면서 선택 받은 자와 선택받지 못한자로 나뉘어 지면서 기억의 저편으로 또 잊혀져 가리라 생각합니다.

 

화무도 십일홍이요 달도뜨면 진다 했거늘 어찌 떨어지는 것이 꽃 잎 뿐이겠습니까 만은, 모두들 살기 어렵다고 하는데, 잘 오르는 것은 물가와 더불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제 멋대로 올려 놓은 세비 정도 뿐이고, 떨어지는 것은 점점 불안해 져가는 세상살기의 인간의 가치 뿐 인 듯하여 쌉싸롬한 봄 나물처럼 입맛이 씁쓸할 뿐입니다.

 

오죽 세상이 혼탁하면 중세에 토마스 모어가 유토피아 같은 책을 썼겠습니까 만은, 정치 한다는 사람치고 목민심서나 흠흠신서같은그런 책 한 번 안 읽어 본 사람이 없겠지만, 모든 세상살이가 제 각각이어서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편할 대로만 이해하는 바람에 요즘 나라 꼴이 이 모냥 이 꼴이 된것 아니련지요?

정말. 정권과 금욕에 눈이 먼 그런 분들 말고 이 세상을 깨끗하게 다스려 줄 그런 선구자 같은 분들은 어디에 계신단 말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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