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지요?
남향 창가에 비치는 햇살이 아주 따사롭게 내리쬐는 오후 입니다.
추위가 다 간듯 하지만 아직도 숨어있는 꽃샘추위가 봄꽃들이 활짝피어서 산들바람에 춤을 출때 쯤해서 한 두번 더 지나가던것이 항상 그랬던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생각입니다.
앞쪽 화단에는 자목련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명자나무 붉은 꽃은 터져 올라 벌 나비를 기다리며 봄을 만끽하고있고, 철쭉꽃의 화려한 군무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붉은 홍자색을 잔뜩 머금고있습니다.
훈풍에 열여덟 새색씨 같은 백목련의 그 화사한 몸짓은 마치 봄이 가는 것의 아쉬움인냥 그 뾰쪽한 끝을 하늘을 향해 총총하게 눈을 모으고 마치 어느 님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쫑끗거리는 도열하고있는 듯이 보입니다.
당신의 향기는 어느 색인지요?
느낌의 그림 속에는 여덟장의 백목련 피어나는 잎새에 두어장이 자목련의 색을 띠는 마치 하얀 치마 속에 살짝 들춰지는 홍보석 차마자락이 설핏 보이는 듯한 그런 향취는 아닐련지요?
눈을 들어 하늘만 보고 살 수는 없어서 아래를 보면 심심산천에 아직 잔디도 올라오지 않은 퇴색된 황금빛 무덤가에 다소곳하게 피어나 고개 숙인 할미꽃은 어떤지요.
멀지 않은 계양산자락 따뜻한 남향 무덤가에 무더기로 피어올라 봄이면 그 붉다못해 자색으로 덧칠까지 한 할미꽃의 솜털 뒤 덮은 자태에서 아련한 고향의 향수를 느낌니다.
드러나지 않고 없는듯 있는 그 모양새에서 어린시절의 그 아지랑이 피어나는 봄 동산에 올라 천상의 모습으로 살던 그 아름다웠던 날들이 유영하듯 그려지는 봄날입니다.
지천으로 널려있던 풀꽃들의 향연에 행여 작은 풀이라도 발에 밟혀 아파할까봐 그 작은 걸음걸이 조차도 조심스럽던 그런 날들이 꿈길처럼 펼쳐지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창가에서 그 누군가와 함께 걷는 그 영상을 아름다운 상상으로 그려 봅니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날의 상념 (0) | 2008.04.22 |
---|---|
떨어지는 것이 어찌 꽃잎 뿐이랴! (0) | 2008.04.02 |
사업구상 (0) | 2008.03.26 |
바다 건너 그리움이 핀다 (0) | 2008.03.07 |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0) | 2008.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