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철쭉꽃밭에서

no pain no gain 2007. 7. 11. 14:40
철쭉꽃밭에서



해마다 이때가 되면 피어나는 꽃이련만 가슴아리게 진한 선홍색으로

피어나는 철쭉 꽃을 보면 마치 오래전의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웃포커스된 환타지에서 하나하나의 이름들이 떠 올라집니다.



철쭉 꽃 바라보며


봄바람 살랑이는 가슴아린 날들이

꽃 향기를 실어 발길을 멈추면

한켠에 감춰뒀던 기억들이

무더기로 무리지어 피어나는

철쭉 꽃에서

예전에 알던 소녀들의 모습이 그리움으로 솟아납니다.

옥. 경. 희. 순. 자. 숙 이런 이름들을 가지고

조무래기 작은 손으로 무언가 하나의 작품처럼

피워내던 그 하늘 아래 운동장이 떠오릅니다.



한송이 볼우물이 귀엽던 모습

한송이 눈매가 깊던 서늘함

한송이 상기된 볼

한송이 오종종한 입모양

한송이 귓볼에 보이던 실핏줄

한송이 구부린 작은 등이 앙증맞던

한송이 검정치마 아래로 보이던 통통하던 종아리

이 모든 것들이 송이송이 마다에 숨어있어요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의

언덕 속에 숨어있지만

기억 속에 남겨진 해 길던

그 봄날의 철쭉꽃 무리 속에는

웅켜쥐면 한 순간에 잡힐듯한 착각은

힌머리 듬성이는 이날까지도

버리지 못한 미련 속에 살아있어요.



~ 샬롬 ~

이제 몇일만 지나면 이 짧고 애절한 봄날이 가겠지요.

그래서 봄바람은 연분홍 치마자락을 타고 오나 봅니다.

그래서 아마도 이런 날 장자의 꿈을 꿨을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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