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사내 전자 게시판에 실렸던 글을 발췌해 온 것입니다.
여기에 옮기는 이유는 우리 친구들도 아마 이런 위험에 노출될 만한 공감의 연령대 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답은없겠지만, 그래도 이유있는 " 미리 쓰는 유서를 읽는 기분으로..." 읽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안녕하십니까? GM DAEWOO 사랑하는 사우 여러분.
구매본부 구매3담당 창원자재구매팀의 최희균 차장입니다.
이 새벽에 잠이 오질 않아 장문의 글을 쓰고 있답니다.
2003년 2/4~2/15 갑작스런 병원 입원기간동안 “뇌경색” 이라는 훈장을 나이 40이 되는 해에 달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얻고 느낀 여러 생각들을 사우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어야 겠다는 마음의 소원이 생겨 이렇게 용기를 내어 자랑은 아니지만 동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이주일 씨가 자신이 하루 2갑씩 평생 즐기던 담배로 말미암아 갑자기 폐암말기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두고 백해무익한 담배 피지 말라고 공익광고에 나와 전국민에게 호소한 것이나 같은 심정이겠거니 하고 여겨주십시오.
저는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에 대해 저는 크게 3가지 부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첫번째는 이번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의 주범인 50대 아저씨 (비관형) 신병(뇌경색 으로 인한 신체마비와 우울증)을 비관하여 불특정 다수와 함께 죽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고 하지요.
본인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최악의 경우죠.
두번째는, 첫번째와는 정반대의 경우는 제가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하는 개인 home page의 주인공 이지선씨 (ezsun). 저도 얼마전 소개를 통해 알고 많은 감동을 받고 있답니다.
어떠한 역경과 고난이 있더라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소명의식을 갖고 주위의 많은 일반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형입니다.
아마 3월부터는 KBS2 TV 인간극장에 방영될 예정인데 한번 home page를 미리 방문하시어 덤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하는 이지선씨의 감동의 story를 미리 느껴 보시죠.
삶에 대해 자포자기 하신 분, 희망이 없으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http://ezsun.net/ezsun-frame2.html
마지막 세번째는 저 같은 경우로, 본의 아니게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한번 심각한 고민을 경험 함으로 살아온 지난 날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가를 고민하는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얼마나 심각하고 올바르게 고민했느냐에 따라 나머지 인생이 달라 질 수도 있겠지요. 진정 그렇게 되길 원합니다.
이번 작은 불행을 계기로 나머지 삶이 더욱 육체적 정신적으로 깨끗하고 건강할 수 있다면 전화위복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좌지우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잘 살아야 하고 진정 옳고 바른 가치에 최우선을 두고 살아야 내일 죽더라도 후회하는 삷이 되지 않겠지요.
저는 창원공장의 생산하는 전 차종의 외자부품 구매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GMDAT출범 이후로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느끼듯이 새로운 GM 업무방식의 도입과 함께 특히 외자부품의 특성상 여러 수급관련 문제들이 꼬이고 꼬여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한창인 시절이었습니다.
구정연휴를 마치고 2/4(화) 첫 출근후 오전경 두통약을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 두통과 함께 좌반신의 힘이 쫙 풀리면서 말(발음)이 비교적 빠르고 정확했던 제가 어눌해 짐을 스스로 느꼈습니다.
물론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느꼈구요.
“몸에 이상이 생겼구나” 싶어 창원시내 비교적 최신 시설이며 평판이 좋은 파티마 병원을 즉시 찾아 갔습니다.
증상에 대해 설명을 들은 담당 선생님은 당장 입원해서 몇가지 기본 검사를 하자고 권했습니다.
(MRI+diffusion, 심전도, 혈액검사 등)
업무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살고 보자 심정으로 당장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집과 회사에 알렸습니다.
집에서는 와이프 와 부모님이 청천병력 같은 소식에 난리가 났고 저도 눈앞이 깜깜해 졌습니다.
GMDAT 출범까지만 잘 버티면 , 열심히 만 하면 구매 본부장은 못 되더라도 구매담당 임원까지는 해봐야지하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는데 여기서 끝나는 것인가?
MRI를 경험해 보셨는지요?
저에게는 하얀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아주 스산하고 기분 나쁜 40분간의 첫 경험이었습니다.
이상한 소리(핵자기 공명소리)는 나고 그 좁은 터널 안에서 꼼짝달싹할 수 없게 해 놓고 혹시 심각한 병이 발견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의 연속이었습니다.
검사결과, 불행히도 우대뇌의 뇌경색 판정이 나왔습니다.
언어와 평행감각 그리고 좌측 신체를 관장하는 우뇌의 모세혈관 일부가 막혀 지장이 생긴 것이지요.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지요.)
뇌출혈이나 숨골 계통이 막혔으면 마비 내지는 사망에 이를 수 도 있다는 이야기에 온 몸이 오싹해 졌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MRI로 발견된 부위의 수술여부와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다시 한번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관상동맥 조형술 입니다.
사타구니쪽의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동맥을 통해 삽입, 정확한 위치 및 STUNT 삽입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혹시 의료사고가 생길 지도 모르니 보호자의 서명이 필요하며, 와이프와 어머니의 서명을 받아 갔습니다.
검사(수술)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혹시나 잘못되면 영원히 이별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과 서글픔이 잠 못 이루게 하고 베개를 적시더군요.
나 없이 어떻게 먹고 살아갈까? 염려도 되고 여태껏 우선순위를 회사와 회사 일에 더 우선을 두고 가정과 가족들에게 소홀하게 해 왔었기 때문입니다.
어디 저만 그렇겠습니까? IMF시절에는 구조조정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평소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하고 잘 보여 진급 좀 먼저 해 볼 것 이라고 말입니다.
저도 여러분 들과 똑같이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이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지나온 살아온 40년이 통째로 후회 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나 하나만을 위한 삶, 이웃과 함께 하며 봉사하지도 않았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거나 불쌍히 여기지도 않았고 내 방식대로 그냥 탱크처럼 앞만 보고 돌진했던 삶. 후회 스러웠습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면 이번에는 제대로 살아봐야지 하는 좋은 생각들도 몰려 왔습니다.
어지르기만 한다고 혼만 내던 딸아이에게도 좀 더 자상하고 인자한 아빠가 되야지.
가족 친지들은 만날 때 마다 포옹하고 사랑한다고 말해 줘야지.
와이프 에게도 그 동안 나같이 변덕스럽고, 고집 스런 사람과 10년 이상 어렵게 살아온 것을 고맙다고 말하고 말 좀 잘 들어야지…
검사후 혈액순환 잘 되라고 밤을 꼬박 새우며 손,발을 주물러 주시던 어머니.
평소에는 낯 뜨거워 생각치도 못했던 사랑의 표현들이 죽을 지도 모른다는 가정하 에서는 전혀 어색치 않았습니다. 마음속에 화산같이 솟던 특정인물에 대한 미움이나 분노도 다 용서가 되더군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이 되더군요.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은 새로운 변화를 탄생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에도 “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말씀처럼 진정한 죽음의 고비 앞에서는 새로운 인생으로의 전환의 계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LOTTO복권만이 인생 역전을 주는 것은 아니며, 이런 계기가 돈보다 더 소중하고 중요한 반전이 될 수도 있단 얘기지요.
2/4~2/15 병원 입원 치료중 2/14 장인상을 당했습니다.
둘째사위인 제가 가 봐야 되는데 제 상태가 정상이 아닌고로 SHOCK도 걱정되고, 참석치 못했습니다.
입원기간 동안 병상을 위문와 위로와 격려해 주시고, 장인상 동안은 저 대신 논산까지 먼길을 마다않고 다녀와 주신 직장 선,후배, 동료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가정방문까지 해 주신 여승억 본부장님, 이낙종 상무님,
이재성 상무님, 신병하 부장님. 세세한 것까지 염려해 주고 챙겨주시는
팀원들과 OB들에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요즘 KBS에 매주 화요일 “생로병사의 비밀” (http://www.kbs.co.kr/1tv/health/vod.shtml)
이라는 특집 documentary가 방영 중 입니다.
그것도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한번 보시고,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 개인의 것만이 절대 아님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성경에서는 거룩한 성전이라고 하고 있고 또한 여러분 한 사람 믿고 의지하고 있는 수많은 가족(와이프 와 자식들, 부모님)이 계십니다.
순간적으로 오감을 자극하고 즐겁게 하는 기호 식품(술,담배,커피..)들을 앞으로는 조금만 더 자제하십시오. 식구들을 위해서라도…..
저와 같은 경험은 이제 병원에 가면 30~40대에게도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병원가면 직접 목격하실 수 있고, 저도 나름대로는 standard 체형에 헬스 및 단축마라톤 Mania 이기도 했습니다만 software control를 잘 못했지만요.
Proud 했던 대우그룹 붕괴이후 전 직원이 얼마나 마음 고생이 많았습니까?
GMDAT 출범후라도 자신이 존재하지 않으면(건강)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마음에 욕심과 Anger(화)를 조금씩 버리는 연습을 하세요. 쉽지 않겠지만...
현명한 사람은 본인이 정작 화를 입기 이전에 남의 교훈을 잘 받아들이지요.
그러니까 각자 모두들 건강관리 (Hardware + Software) 잘 하시고 가내 두루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이 넘치시길 기도 드립니다.
약 1달간 잠정 휴직 상태인 저를 위해서도 사내 기독교인들은 기도해 주시고, 나태해 지거나 또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기미가 보일 때 따끔한 충고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서로에게 좀 더 관용하고 베풀고 나누며 봉사하는 그런 나머지 삶들을 살길 원합니다. (회사 안에서도 ..) 서로 얼마나 불쌍한 존재들 입니까?
자 ! 어떻습니까?
좀 숙연해 지시는 지요.
나도 오래 전의 이야기 입니다만, 등산을 다니다가 죽음의 고비를 몇번 격은 적이 있지요.
그때 다짐한 약속들 만일 앞으로의 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남은 인생을 이웃과 더 친하고 베푸는 생을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또 하고 수도 없이 되뇌이었지요.
지금은 그때의 그 심경이 많이도 퇴색 되었겠지만요.
이런 류의 글을 볼때마다, 인생은 부질 없는 짓이란 걸 느끼지만, 그래도 일회성인 우리네 인생을 좀더 갑지고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희망하면서, 생명이 남아있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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