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후[gj230]
오는 여름 막지 말고 가는 봄 잡지 마라
야생마 갈기처럼 거침없이 뛰어온 세월
불혹의 능선에 서서 이제 너를 찾았노라
금수정 누각아래 요천수 비단 깔고
오작교 그 너머엔 삼신산이 드러누워
광한전 돌기둥 마다 추억 아로 새겨있네
사반세기 덮여있던 해묵은 노트 속에
청운의 꿈 피어나던 옹달샘이 거기 있고
하나씩 터져 오르는 산소 같은 추억들
십수정 지나서 춘향교 아래서면
신선들 뛰놀던 곳 감로주에 잠겨있고
긴 밤이 짧을세라 토막 난 추억들
지리산 골짜기 떠난 물이 다시 합치듯
씨줄 홑 줄로 우정의 천을 짜서
반백의 남은 세월 가슴으로 태워보세
후기:눈가에 진 잔주름, 반백의 머리에서
친구에 대한 우정과 향수를 느낍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의 자화상일 것이라는 느낌과
토막 난 추억들이 오작교로 이어지듯
환타지 처럼 흐릿하게 프리즘으로 들여 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