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황산1

no pain no gain 2007. 5. 28. 14:38
천하 명산 약속의 땅 황산을 오르다. 1


인천사람한테 좋은 점은 가까운 곳에 공항이 있다는 것이지요
.

비행기에 탑승하고 가볍게 오르는 사이 조금 지나서 시화호 방파제를 지나면서 저 멀리 제부도 길이 물에 잠겨 있는 것이 아스라 하다
.

바다로 이어지는 지류들은 온통 흙탕물로 도도하게 그려져 있고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춘 비행기에서 좀더 지나면서 망망대해의

푸른 바다를 품에 안고 잠깐 사이에 중국 남경 하늘을 지난다
.

약 한 시간의 시차를 두고 남경 공항에 도착 35도의 훅 하고 끼치는 열기가 마치 베트남의 하늘아래 같다
.
저간의 여러 사정 때문에 버스를 이용해서 황산으로 이동하는 버스 길은 처음엔 호기심으로 이국의 풍경이 생경했지만
,
고속도로를 벗어나면서부터 좁고 구불구불한 국도를 이용하면서는 교통에 관한 한 질서도 없고 안전에 대한 개념도 실종된

중국이란 나라에서 처음엔 조금만 위험한 상황이 닥쳐도 모두들 놀래는 표정이었지만 점점 내성을 띠어서 점차 무관심해져 간다
.
이게 바로 동화 되어간다는 표현이리라
.

가로수가 도로에 바짝 붙어있고 보도가 없이 바로 연결되는 주택이 있어 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습관상 남자는 웃옷을 벗고 사는

통에 모두들 검게 썬텐된 모습
.

교통질서? 두말해서 뭘하랴 만은 시골길을 포장만 해 놨다 싶은지 모든 의사 표시를 클락숀의 빵빵거리는 소리로 전한다
.

빠 밤빠 밤빠 ~ 비키세요 한번 나 지나가요를 한번 추월해서는 나 지나갔어 요를 한번
.

자동차로 400여킬로를 달려서 도착한 황산 모두 지친듯하다. 이제 시작인데
......


용봉탕이라 불리는 오골계 탕을 저녁 메뉴로 선택한 식사가 기내에서부터 제대로 먹지 못한 음식탓에 모두들 야릿하면서

톡 쏘는 은근한 향내가 이국의 음식문화에 잘 적응이 안되는 모양이지만 배가 고픈 마당에 든든하게 잘 먹고 훌륭한 식사를

마치자 몹시더운 거리로 나와 식당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던 노점상에 둘러싸여 서툰 한국말로 천원 천원을 외친다
.

화상산장에 여장을 풀고 TV 시청을 하면서 이국의 꿈을 달래다
.

예전에 돌아가신 백부님의 추억담 중에 일제강점기때 동경에서 학교 다니다가 학병으로 끌려나와 기차를 타고 남경까지 와서

그 다음부터는 걸어서 황산을 거쳐 필리핀 남양군도까지 갔다가 전쟁이 끝나고 식량이 없어서 굶기를 밥먹듯하면서 독립된

한국으로 생환하셨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오늘 우리 일행이 지나온 길을 그땐 걸어서 갔을 것이라 생각이 들기도 했다
.


화산미굴
.

다음날 누가 언제 무슨 목적으로 뚫었는지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화산미굴을 향해 투어를 시작하고 출렁거리는 다리를

지나 군데군데 기둥을 남기고 각기 다른 규모의 방을 높낮이가 서로 다르게 망치와 정으로만 이용해서 뚫어놓은 그 어마어마

한 작업은 바로 중국 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하지 못할 작품이라 생각이 들었다
.

이런 굴을 삼십몇개를 뚫어 놓은 저간의 사정은 몇가지 추측가운데 하나가 지역 세력중의 하나가 반란을 의한 병기고 목적이 아니었을까 하는것
.

돌아 나오는 길에 잠깐 스친 생각. 아마 여기서 파낸 돌을 만리장성을 쌓는데 사용하지 않았을까? 물론 농담입니다
.


와호장용찰영지
.

산을 돌고 돌아 구비구비 어어지던 아슬아슬한 길을 따라 물길따라 산 기슭엔 차 밭을 만들고 왕대나무 숲을 뚫고 땡볕 속에

내려 놓은 곳이 영화 와호장용 촬영지
.

주인공은 누구였는지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 기억엔 없어도 그 수려한 산세와 그처럼 맑은 물빛하며 대나무 사이로 날아다니던

어느 이쁘장한 여배우 무슨 검인가를 훔쳐서 다닌다는 그런 내용과 어느 남잔가가 독침을 목에 맞아 죽어간다는 설정을 아들과

함께 본 기억이 남는 그런 영화 였던 것 같은데, 계단을 타고 가는 길엔 그리 깊어보이지 않는 물빛이 옥빛을 넘어서 비취빛이다
.

마치 하늘빛을 한자락 뚝 잘라내 물에 담궈 놓으면 저런 색이 나올까
?

영화의 장면 같은 사람이 타고 올라가도 될만큼의 굵은 밑둥의 왕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산을 가득매우고 있다
.
돌아 내려오는 길엔 이름모를 들꽃들이 또 다른 이미지를 풍기면서 길 양편에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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