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하니? 남인숙作.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성소수자의 비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10% 정도라고 한다.
한국에는 올해 함께 산 부부가 가족이나 동지의 이상 사랑을 한다는 것을 거북하게 여기는 인식이 남아 있다. 이건 이곳에서 결혼이 가족이나 부족 간의 거래 수단에 불과했던 봉건시대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 시대에는 아내와 사랑하는 남자는 얼간이 취급을 받았다.
사랑이란 호르몬의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후 내버려두면 한없이 식게 되어 있는 것이다. 부부가 아내를 여자로 보지 않고 남편을 남자로 보지 않게 않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에서 사랑이 유지될 리가 없다. 상대를 이성으로 보는 사랑이 소멸되는데 성생활이 원활히 유지될 리가 없지 않겠는가.
성욕이라는 기본적인 욕구는 남아 있는데 실제로는 제대로 하고 있지 않으니 내가 정상인가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그래서 조금만 허물없는 분위기가 잡히면 서로에게 묻곤 하는 것이다.
" 너네는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하니?"
일단 정답부터 말해주면 성의학자들은 일 년에 열 번 이하로 관계를 맺는 것을 섹스리스로 본다. 그 이하라 일단 정상의 범주 밖인 것으로 본다. 그런데 한 달에 한 번 겨우 무언가를 하고 있다면 무조건 좋아 할 일은 아니다.
전에 읽은 실제 프랑스 노인의 일기에는 90살이 넘은 할아버지가 아내와 사별 후 무려 네 명의 애인과 사랑을 나누는 내용이 나온다. 특히 팔십대인 오랜 연인의 집에서 머무는 동안에는 하루에 네 번씩 사랑을 나누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건 프랑스의 남자의 정력이야기가 아니다. 책에는 본인이 전립선 절제수술을 받았다는 내용도 있다. 백년 가까이 산 인간이면서도 자신과 상대를 이성으로 보는 마음이 그런 관계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아흔에 애인만 넷 책 중에>
나는 불과 며칠 전 막 결혼한 여성에게서 마흔이 넘어서도 섹스하는 사람들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농담 깨나 주고받는 중년 남자들은 툭하면 '가족과는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며 아내와의 관계를 희화화 한다. 나이든 사람을 성역과 에로스적인 사랑이 거세된 인간이라고 보는 시각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성문화를 양산한다.
나는 여자들이 남편에게 자신을 여자로 봐달라는 당연한 요구을 끊임없이 하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도 남편을 남자로 보려고 애쓰기를 바란다. 그래야 섹스가 사랑과 연결된 기분 좋은 행위가 된다. 어떤 아내가 남편이 부부관계를 요구하는 게 너무 싫은데 억지로 응한다며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나이 든 아줌마를 욕정의 대상으로 봐준다니, 그것만 해도 어디예요"
수많은 사건 사고 기사들을 보라. 남자는 어린이나 노인, 심지어 동물이나 과일에도 욕정을 느낄 수 있는 존재다. 사랑이 없다면 섹스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리고 남자들은 애정과 정성을 다해 '잘했으면' 좋겠다. 지하에서 활동하는 성관계 연구 전문가 -그의 명함에는 '삽입 테크닉 전문가'라고 되어 있다- 남자들은 남자가 잘 해야만 서로가 만족할 수 있다고 딱 잘라 말한다.
성역을 식욕, 수면욕, 배설욕에 버금가는 인간의 기본 욕구로 여기면서도 그걸 평생 배우자 하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하는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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