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마뱀의 사랑. 이범선作.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집의 벽을 수리하기 위해서 뜯었다. 일본집의 벽이라는 것은 그들의 말로 소위 '오가 베'라고 하여 가운데 나무로 얼기설기 대고 그리고 그 양쪽에 흙을 발라 만드는 것으로서 속이 비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벽을 뜯다보니까 벽 속의 한 마리 도마뱀이 갇혀 있더라는 것이다. 그 도마뱀은 그저 보통 갇힌 것이 아니라 어쩌다가 벽 밖에서 안으로 박은 긴 못에 꼬리가 물려 꼼짝없이 갇혀 있더라는 것이다. 집주인은 그 도마뱀 이 가엽기도 하려고 약간 호심이 생겨서 그 모습을 조사해봤더니 그 못은 바로 십년 전 집을 지을 때 벽을 만들며 박은 못이였던 것이다. 그 도마뱀은 벽 속에 갇힌 채 꼼짝못하고 십년을 살아온 셈이 된다. 캄캄한 벽 속에 갇힌 채 십년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없다.
그런데 그렇게 꼬리가 못에 박혔으니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그 도마뱀이 도대체 십년간 그 벽 속에서 무엇을 먹고 산 것일까? 굶어서? 그럴 수는 없다. 집주인은 벽 수리공사를 일단 중지했다. "이놈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잡아먹는가?"
그런데 어떤가. 얼마 있더니 어디서 또 한 마리 도마뱀이 먹이를 물고 살금살금 기어오는 것이 아닌가.
집주인은 정말 놀랐다.
사랑! 그 지극한 사랑! 그 끈질긴 사랑! 그 눈물겨운 사랑! 그러니까 벽 속에 꼬리가 못에 찍혀 갇혀버린 도마뱀을 위하여 또한 마리의 도마뱀은 1십년간 이란 긴 세월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먹이를 물어 나른 것이다. 그 먹이를 물어다 준 도마뱀이 어미인지, 아비인지, 그렇지 않으면 부부간 혹은 형제간인지, 그것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 숭고한 사랑의 힘에 뭉클했다.
당신은 살면서 도마뱀 같은 사랑을 나눌 그 뭔가를 가슴에 품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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