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버찌열매

no pain no gain 2024. 4. 24. 09:47

아! 버찌열매.

친구와 자전거타고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한다.
서운체육공원 가는길에 있던 꿩만두집. 막걸리 한사발로 피로를 풀고.
공원 길가에 앉아서 적당한 취기에 탐스럽던 버찌가 맛있게 보였나보다.
가지를 끌어내주면 열심히 따먹던 친구.
입안은 붉고 검게 변했다.
마치 숨겨진 판도라처럼.
지나가는 여인네들의 옷자락처럼 휘날리던 봄날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취한 눈으로 보면 웃는 여자는 다 이쁜법!

그리고 세월은 구름처럼 흐른다.
엊그제 화사한 열여섯 청춘처럼 피었던 봄날은 예고없이 가버렸다.
물위를 수놓은 벚꽃의 꿈들이 밤새 누가 거두어가고 연잎들로 새로그린 그림이 되었다.

이제 몇일만 지나면 그때처럼 버찌가 익을것이고 또 친구를 유혹할 것이다.
항상 신선한 새것만 찾는 친구에게는 신세계가 열 리듯이.
치마자락 흔들리는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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