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훈자 이야기

no pain no gain 2023. 12. 7. 09:45

세계 3대 장수 마을 훈자이야기

 훈자라는 곳은 미르(수장)의 통치를 받는 한 작은 공국이었다가 1947년 파키스탄에 합병되어 그 후손은 어디에 있는지 지금은 알려져 있지 않는다. 다만 옛 미르의 왕국이었을 당시의 성체만 그 흔적으로 남아 지나가는 길손의 구경거리로 남아있을 뿐이다.

훈자강 서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힌두쿠시 산맥에서 카슈미르 골짜기로 내려오는 여행자 숙박지 라카포시와 같은 눈 덮인 산봉우리들과 울테르 같은 거대한 빙하 및 깊은 골짜기들이 사방에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길기트에서 산길로 난 도로를 통해 목숨 걸고 달려야만 통행이 가능한 곳이다.

산 골짜기 깊은 곳이다 보니 평지가 없어 산 능선을 깎아서 만든 논에는 관개농업이 발달해 벼, 옥수수, 과일, 채소 등을 심지만 그 수확량은 보잘것없어 자급자족에는 늘 부족한 곳. 그래서 훈자 마을 사람들은 소식으로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면서 평균 100세가 넘고 남자 90세 여자 70세에도 임신이 가능 할 정도로 장수하는 비결에는 곡 채식 위주의 음식과 고산지대 특유의 맑은 공기, 그리고 중요한 것은 빈부격차가 거의 없어 스트레스 없는 사회적 환경으로 욕심 없는 삶에서 장수의 비결을 찾는다.

파키스탄령 자무카슈미르주 북서부 길기트 위에 있는 훈자 밸리. 라흐르에서 아보타바드를 거쳐 예전에 대우건설에서 만들어 준 카라코롬 고속도로로 2시간여 인더스 강을 끼고 실크로드를 지나면서 길기트 훈자에 도착하면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산인 낭가파르바트(8146m) 아래 미루나무가 자생하고 살구나무가 마을에 주종인 곳. 경사지를 논으로 만들기 위한 지난한 노력으로 만년설의 눈 녹은 물로 관개 농업이 가능하지만, 예전에 선조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움직이는 대상들을 상대로 약탈을 하면서 먹고 살던 그 후예들이라 우리 식으로 표현 한다면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다거나 할까?

근세 프랑스 동양학자 P.펠리오는 타클라마칸 사막과 돈황을 탐사하다가 앞 뒷장 다 떨어진 책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놀랍게도 신라 승려 혜초(704 ~ 787)가 인도를 여행하면서 쓴 왕오천축국전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파리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인 혜초의 기록에 따르면 인도 동부 갠지스 강 유역 마가다 왕국(현재 비하르 지방)에서 서술이 시작,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쿠시나가로 가서 다비장과 영반사, 녹야원등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을 지나면서 훈자마을을 들렀다는 것이다. 8~9년 동안 돌며 여행을 마친 때가 24세 때라 하니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오늘의 훈자는 어떠한가? 일본의 상술이 들어가 모든 것을 뒤죽박죽 만들어 버린 훈자. 젊은이 들은 예전에 50Km 정도는 보통 걸어서 다녔다고 하나, 요즘은 1Km 도 차를 타야만 간다는 그 곳. 돌을 쌓아서 만든 움집 같은 곳에서 모든 가족이 모여서 생활을 하고, 특히 잠자리에는 그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방편으로 모든 가족이 한 방에 모여서 잠을 잔다고 한다.

가옥의 구조가 한쪽에 염소나 양 혹은 소 같은 가축 1~2마리들과 함께 기거를 하면서 하루 먹는 식량이라고는, 아이들을 포함하여 6~7명이 짜파티 2개로 가축에서 직접 짠 젖에 찍어 먹는 수준으로 한끼의 식사를 해결하는 정도여서 목욕이나 이런 종류의 사치스런 생활은 거의 꿈도 못 꿀 정도며, 눈 녹은 회색에 가까운 물로 빨래를 해도 흰 옷감은 흰색으로 되는 정도의 신기한 상태지만, 어린 아이들의 위생에 관한 상태는 거의 맨발 수준에 오랫동안 씻지 않는 꽤 재재한 모습이랄까?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150여명이 한 학교를 다니나 1,2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정도이고, 그나마 저 학년에서는 책과 공책이 없이 그냥 칠판에 교사가 적어서 불러주는 것을 외우는 정도의 수업이 이루어 진다. 몽당 연필과 노트가 있는 3학년 정도의 학생들도 마찬가지지만, 한 학년을 6주 정도의 수업을 마치면 학년을 마치고 상급학년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주민의 대부분이 회교의 이스마일 파로써 여자아이는 10살 정도가 되면 얼굴을 가리는 차도르를 써야 하고, 남자와 마주치면 안 되는 풍습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글을 읽고 쓸 정도와 수학의 가감승제의 연산을 할 정도가 되면 학년을 마치고 겨우 2~3명 정도의 학생이 상급학교에 진학을 하는 과정의 교육이 이루어져도 원시와 자연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장수촌 훈자.

하지만, 여인네의 삶에는 회교의 관습이 그러하듯이 1부 다처제로서 4명 정도의 부인을 둘 수 있는데, 조건은 부인을 차별하지 않고 먹여 살릴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고 한다고 하지만, 이들의 생활 속에는 대부분의 농사일이나 가사에는 여인네의 몫이다 보니 그저 삶을 이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나는 행복하다고 쇄뇌 받으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보고 싶다.

소식과 주 특산인 살구를 즐겨 먹는 삶에서 소박하고 욕심 없는 삶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작은 병원이 있어도 아직은 암이나 뭐 이런 병으로 입원을 하거나 하는 큰 병에 든 사람은 없고, 추운 날씨와 거친 일에 손을 다치거나 작은 종기가 나는 정도의 간단한 치료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다.

하지만, 요즘의 젊은이들은 여행자와 관광객을 상대로 돈벌이에 나서 전통에 얽힌 생활에서 탈피하는 경향이 있어, 비만과 서구음식으로 인한 장수마을의 본래 모습을 급격하게 잃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견 되고 있어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어간다고 한다.

결론은 인간의 삶에서 모든 것을 다 만족 할 수는 없다.

즉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따뜻하고 호사스런 문명의 혜택을 받고, 움직이기 싫어하면서 무병장수로 예전의 훈자 마을 명성을 꾸준히 누리면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신이 상상하던 상그릴라의 세계를 훔쳐 봤다면, 나머지의 선택은 당신의 몫인 것이다.

 추신: 스무살 시절에 친구를 찾아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들어간 적이있다. 하루 2번 다니는 버스에서 내려 경운기를 타고 한참을 달린 다음 내려서,  걸어 물건너고 산을 넘어서 도착 한 곳. 그곳이 바로 훈자의 모습과 겹쳐지는 것이 비슷하다고 할까? 들판에 감이 익어서 홍시가 되어 떨어져도 누구 하나 손대는 사람이 없던 들꽃이 널부러지게 피어나서 참 인간의 순수함을 베어나오게 만들던 그 곳이 세월이 흐를 수록 그 시절 그 정겨웠던 모습들이 더욱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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