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대교를 만나서 강매석교를 지나면 북한산 가는 길에 작은쉼터. 너도나도 모여서 나누는 이야기. 날씬한 몸매에 볼록한 가슴. 젊고 윤기있는 목소리. 얼굴은 뒤집어 써서 보이진 않지만, 자전거를 타고 국토종주를 했는데, 4대강과 제주도를 투어를 마쳤다는 언니. 강원도가 제일 힘들었고 섬진강이 좋았다는 이야기 끝에 친구 보고 꼭 전국토를 해 보라고 권하는 모습. 내가 몇살로 보여요? 50대 중반? 하자. 자기가 75살이 라네. 어머나! 저 나이에 저렇듯 젊게 살 수 있다니!
노령연금에 한 마디 한다. 부부 합산 재산이 3억이 남으면 탈락이라고 한다. 하하하. 괜히 폐지줍는노인 있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
옆자리에 사는 월남전에 다녀왔다는 노인네 태극기 부대가 열변을 토한다. 보급대근무해서 근무해서 수입이 짭짤했다는 그는 주급받고 남는 돈으로 꽁까이를 만나러 가서 쑝쑝을 했다고 하면서, 작년에 일당을 받고 집회 10번 넘게 참석했다고 한다. 진압경찰과 맞서다가 쉬위대에 깔려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다시는 안 간다고 하면서, 세금으로 진보에 들어가는 돈이 아깝다고 열변을 토한다. 옆에사람이 무슨 근거로? 그러자 그건 나도 모르지. 그게 무슨말이야 막걸리야!
여기까지 듣고 우리는 자전거타고 맞바람으로 능수버들 연한 봄빛으로 찰랑이는 개울을 따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