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계산.
풀숲 향기 속으로 들어갔다.
매월당은 어이하여이 산중에 바둑판을 그렸더란 말이냐.
물길이 십리 라면 부서지고 흩어지는 진주는 몇 섬이라는 말이 더냐.
원래 공에서 빌어와 무에서 끝을 맺는 인생.
남기고 갈 것은 하나 없어도 흘러서 굴러 떨어지던 땀 구슬도 진주처럼 여겨지는 나그네 마음.
산중소반에 탁배기 한잔이 흘러가는 구름까지 불러와 박자 맞춰서 떨어지던 빗방울이 인적이 끊어진 길에 다래넝쿨 벗을삼아 배 빨간 개구리의 파문처럼 흐르던 그 계곡 언저리엔 송사리 유영과 고요함만 가득하더라.
탁족을 위해 당근 물에 등골까지 시원함을 어이 금년이 지나간들 잊으리오.
다시 가고 싶어라 복계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