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복계산

no pain no gain 2016. 7. 11. 15:38

 

 

복계산.

 

풀숲 향기 속으로 들어갔다.

매월당은 어이하여이 산중에 바둑판을 그렸더란 말이냐.

물길이 십리 라면 부서지고 흩어지는 진주는 몇 섬이라는 말이 더냐.

원래 공에서 빌어와 무에서 끝을 맺는 인생.

 

남기고 갈 것은 하나 없어도 흘러서 굴러 떨어지던 땀 구슬도 진주처럼 여겨지는 나그네 마음.

 

산중소반에 탁배기 한잔이 흘러가는 구름까지 불러와 박자 맞춰서 떨어지던 빗방울이 인적이 끊어진 길에 다래넝쿨 벗을삼아 배 빨간 개구리의 파문처럼 흐르던 그 계곡 언저리엔 송사리 유영과 고요함만 가득하더라.

 

탁족을 위해 당근 물에 등골까지 시원함을 어이 금년이 지나간들 잊으리오.

 

다시 가고 싶어라 복계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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