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축사

no pain no gain 2010. 9. 8. 10:14

축사               

 

오늘 자신 앞의 생에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이제 새로운 길을 여시는 선배님의 정년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돌이켜 보면 35년의 지난한 세월 속에 그 동안의 흘린 땀과 열정의 노고가 대한민국의 자동차 발전과 함께 해 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풋풋한 기백으로 이 회사에 들어와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CIH 엔진의 생산을 위해 주야간 근무도 마다 않고 혼신의 힘을 다 하여 맞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 했던 일, 자동차 회사의 특성상 경기 회복의 주기에 따라 울고 웃으며 어려운 일도 많았고,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며 호황을 누리던 대한민국의 최고 주자의 자리를 달리던 때의 기쁨도 넘쳤으며, 위기에 처한 회사의 순간들도 억척스러움과 현명한 지혜를 살려 오늘의 이 회사가 있게 한 그 정열의 시간들은 이제 후배들의 길을 열어주는 등대가 되어 선배님의 정신이 함축되어 있는 GM 대우의 밝은 미래를 약속할 것입니다.

 

회사를 떠나시는 선배님의 새로운 길을 여는 오늘 이 자리에 지금까지 잘 관리 해 오신 건강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정말 회사에 몸 담고 있는 동안에 시간이 없어 못했던 일과 정말 내 인생에 회사를 다닌 것 말고 하고 싶었던 그 무엇을 새로이 시작할 충분한 기회가 부여된 것이라 생각 하시고 나머지의 인생은 이 회사에 처음 들어왔던 때의 그 열정을 되살려서 더욱 힘차고 멋진 모습을 보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장차 선배님이 후배들에게 여태까지의 귀감을 보이셨던 그 부분처럼 앞으로의 생활도 모범이 되어서 선배님의 뒤를 따라 갈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되어주실 것을 부탁해 마지 않습니다.

 

선배님.

지금까지 보여주신 선배님의 그 깊은 사랑을 잊지 않고, 또 먼 미래의 후배들에게 전수되는, 그래서 GM 대우의 앞길이 찬란하고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타오르기를 바라셨던 선배님의 뜻을 이 자리에서 다시금 새깁니다.

 

진정한 성공이란 자기 자신과 함께 하는 주변 사람들을 언제나 명랑한 웃음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 합니다.

오늘 부디 이 자리를 떠나 새로운 길을 가지만 언제나 지금처럼 건강하시고 가족간에 화목하시고 언제나 김시헌 선배님을 떠올릴 때마다 그 분이 있어서 그때 참 행복 했었노라는 추억 가득한 향기 나는 후일담이 될 수 있기만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매일이 새롭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행복한 나날이 되시길 바라면서 축사를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후기:이제 나도 축사를 할 만큼의 나이를 먹은 듯 합니다. 좀 더 세월이 흐른 다음에는 또 다른 후배가 내 역할을 할 것이겠지요. 세삼 지나간 세월을 뒤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인듯 합니다. 언젠가 워크숍에서 미리쓰는 유서를 작성해 보라는 주문을 받은 적이있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 속으로 흐르는 눈물이 감당하게 어렵게 벅차 올랐던 그때가 생각 납니다. 여러분이 만약 자신에게 축사를 쓴다면 어떤 내용을 담으시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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