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보이(RIVER BOY). 팀 보울러 作/ 다산책방 刊/ 2008 出
원점회기. 인생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
어린 시절 화재로 가족과 집을 잃고 홀로서기를 해온 할아버지와 그의 15살 손녀간의 그 무엇으로도 나타낼 수 없는 끈끈한 애정의 흔적을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결코 죽어서도 놓지 못하는 사랑스런 마음을 그려낸 책이다.
수영하는 아이와 그림을 그리는 할아버지와의 연결고리에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마음 씀의 깊이가 진한 향기처럼 묻어난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모시고 어릴 적 떠났던 고향으로 휴가를 간다. 이젠 세상과의, 아니 어릴 적 악몽 같았던 평생을 가슴을 눌러온 향수와 회한의 응어리를 고향을 떠난 후 처음 찾아간 그 곳에서 사랑으로 화해하고 이해와 관용의 마음으로 생의 마지막 작품으로 그리는 리버 보이.
예전에 읽었던 한국소설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나온다. 전쟁 통에 유복자로 태어난 아이가 성인이 되어 찾아간 고향에서 대낮에 어느 과수원 모퉁이를 쫓기듯 허둥지둥 뛰어가는 허름한 군복의 인민군. 그 생경한 모습을 환상처럼 보지만, 아무에게도 들어보지 못한, 한 번도 사진조차도 본적이 없는 아버지의 환생이다.
여기서의 리버보이는 할아버지의 어릴 적 모습 또는 주인공 소녀의 가슴 속에 있지만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목표의 또 다른 환생은 아닐련지요?
나무는 꽃을 버리지 않으면 열매를 얻지 못하고, 강물은 강을 떠나지 않으면 바다에 이를 수 없다는 말처럼 인생 그 자체는 의연하게 관조하는 법은 어른이 된 후에도 성장통은 계속된다는 진리를 제시하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