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여행자/ 앤 타일러 作/ 애담 刊/ 2007/ P540
여행 안내 책자를 쓰면서 살아가는 메이컨과 계절 학기로 조각에 대한 수업을 듣는 전업주부 세라는 아들 이던이 햄버거가게에서 강도가 쏜 총에 뒤통수를 맞고 죽음에 이른 후유증으로 인한 방황과 좌절을 겪는다.
17살에 만나 대학 다닐 때 약혼을 하고, 3년을 기다려 졸업한 봄에 결혼을 하고 메이컨은 공장에서 세라는 사립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7년이 지난 후에 태어난 아들 이던이 12살이 되던 해 21년의 결혼 생활을 뒤 돌아 보면서 인생을 정리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메이컨의 생활습관. 양념통을 철자 순으로 배열을 한다든지, 공구는 크기 별로 또한 모든 집기들은 제자리를 찾아 있어야 하고, 대화하는 어법과 어순까지 그리고 모든 생활일정과 식당에서의 메뉴와 식사방법까지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을 한치의 변화 없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질려있던 세라는 이혼을 결심하고 별거를 시작한다.
혹시 이거 아세요? 자신만의 장점이라고 여기고 생활했던 모든 것들이 상대방 배우자 혹은 가족들은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대도 상대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폭넓은 관용으로 이해와 용서의 나날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아니 어쩌면 인생이란 뭐 다 그런 것이지 하고 이미 포기 차원의 테두리 안에 가둬진 상태 일지도 모른 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는지요?
부부의 보이게 혹은 보이지 않게 묶여 있던 구속으로부터의 자유는 정말 자유스러울 것 같던 상상을 지나쳐 나태와 무질서의 장으로 펼쳐진다.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침대, 입고 벗어 놓은 옷가지, 선택의 폭은 점점 좁아져 간편한 옷차림 하나로 운동복 한 번 입으면 잠자리까지 이어지는 편리를 추구하는 패턴으로 발전하고, 인스턴트 간편 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의식주의 생활이 ‘우연한 여행자’의 가이드에 점점 맞춰져 간다.
인간이란 종족의 자체가 무한자유를 준다면 모든 생활은 본능을 찾아간다. 몸과 정신이 괴리되어 움직이기 싫어하고 어떤 상황에서라도 귀차님즘의 범주에 넣어서 자기 자신에게 모든 것을 유리하게 해석하고 결정하는 행동방식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인 것이다. 다만 정신이 살아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압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움직이도록 육체에 강요하는 선상에서 인류는 지속적인 발전과 새로운 행동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출장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 이던이 키우던 개 에드워드를 맞기는 과정에서 새로운 여인 뮤리엘을 만나 난폭한 개의 훈련과정에서 둘은 절친한 사이가 된다. 건강하지 못한 어린 아이 하나를 키우며 근근이 살아가는 그러나 매우 용감하게 삶을 헤쳐가는 나이 어린 이혼녀. 서로 다른 이성과의 관계는 발전해서 동거로 이어지고, 친구로 시작한 관계에서 결혼 이야기가 오갈 무렵 세라는 남편 메이컨을 찾는다. 동기는 간단하다.
세라의 이야기.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면서 몇 가지 힘든 점이 있었어. 사실 장점이었지. 내가 늘 바라던 점들이기도 했고. 예를 들어 그 사람은 굉장히 거칠게 운전했어. 안전하지 않은 건 아니고 그냥 마구 달렸지. 처음에는 마음에 들었어. 그런데 조금씩 이게 아니라는 기분이 들기 시작하는 거야. ‘백미러를 두 번 확인해요!’ 라고 말하고 싶더라고. ‘안전벨트를 매요! 내 남편처럼 정지 신호를 지키라고요!’ 라고 외치고 싶었어. 식당에 가면 그 사람은 계산서를 확인하지도 않고 돈을 치렀고 –세상에. 테이블에서 일어나면서 신용카드 영수증도 챙기지 않잖아- 그때마다 당신이 항목별로 체크하는 사이 마음을 졸이며 앉아 있던 기억이 나더라고. ‘내가 왜 그런 일들을 그리워할까? 별난 짓인데! 라고 생각했지”
지금 함께 하고 있는 가족과 인연의 범위에서 때론 장점이라고 여겼던 것에 대한 권태와 실증을 느꼈다면 다시 한번 곰곰이 되 집어 보는 기회의 시간을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때론 이별여행을 가서 더욱 공고해져서 돌아오는 새로운 부부들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말이지요.
“메이컨, 어떤 나이가 지나면 선택의 여지가 없나 봐. 당신이 내가 함께할 사람이야. 난 변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어. 내 인생을 너무 많이 써 버려서 말이야.”
메이컨은 세라의 연락을 받고 뮤리엘과의 청산을 위한 짐을 싸는 과정에서 뮤리엘은 이런 말을 한다.
“메이컨 정말 이러기 예요? 사람을 이렇게 이용해 놓고 가버리겠다는 거예요? 당신은 나를…… 다시는 필요하지 않은 유리병처럼 생각하는 거예요? 나를 그렇게 생각 하는 거냐고요. 메이컨?”
메이컨은 다시 여행자지침서 개정을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고 여행사에 전화해서 알아낸 정보로 함께 비행기에 오른 뮤리엘. 그리고 같은 호텔에 투숙. 갑작스럽게 찾아온 허리부상으로 일정을 모두 취소하게 된 마당에 세라가 찾아오고, 여기에서 반전을 거듭하지만 21년의 결혼에 종지부를 찍고 뮤리엘을 선택한 메이컨. 특이한 정신세계만큼이나 혼란스런 가치관이 우연한 여행자의 결말이다.
우리는 삶에서 부딪치는 수 많은 인간 군상들과 스치고 만나고 헤어진다. 특별한 감정의 주체 할 수 없는 끼가 우리의 삶을 우연한 여행자로 만들어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