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바라기.
어릴 적 마당 평상에 누워 바라본 하늘은 온통 별천지였지요. 지금도 어린 날의 그 때를 생각하면 눈 만 감아도 무수하게 반짝이던 별빛을 잊지 못합니다. 간혹 별을 헤아리다 잠이라도 드는 날에는 꿈에서도 별이 나왔습니다.
젊어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너무 좋아해서 많이 읽은 탓인지 꿈 속에서도 페가소스나 헤라클레스가 말을 타고 달려드는 것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전갈이 달려들어 맞서서 힘껏 싸우던 스토리 없는 꿈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나이 들어 가면서 그런 꿈들도 멀어져 가는 별빛만큼이나 가물거리면서 사라져 가는 듯 합니다. 그래서 준비 한 게 망원경입니다.
좀 더 자세히 보려고 25*100. 즉 관광지 같은 곳에 가면 설치되어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나 사는 곳이 대도시의 밤이라 휘황찬란한 불빛에서는 별이 보이지 않습니다. 더러는 맑은 날보다 구름 끼고 비가 내리는 날도 많아서 별볼일 없는 날도 많습니다.
그래도 둥근 달이 뜨는 날에는 달 표면의 모습에서 누군가 길을 잃고 헤 메인다면 달 속의 길도 찾아갈 수 있을 만큼 밝게 보입니다. 세상을 바로 보는 눈. 바로 선지자가만 가질 수 있는 혜안이지요. 마치 손 내밀면 잡힐 듯 하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듯 합니다. 그리고 어린 왕자처럼 꿈을 꿉니다.
세상의 여자는 별만큼 많습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기에는 별만큼 멀리 있지요. 그런데 가끔은 유성도 떨어집니다. 그러나 그 유성은 너무 빨라서 바라보기만 할 뿐 잡을 수는 없지요. 간혹 별만큼 많기 때문에 고르기도 어렵고, 마음에 드는 별을 골랐다 해서 내 것이 아닙니다. 경쟁자도 별만큼 많기 때문이지요. 하늘의 별 따기는 가능 한지요? 아무런 도구 없이 순수한 감정만으로 따야 하는 별. 그리고 별을 가슴에 품었다 해서 그게 내 별인가요? 세상 살면서 별의 별 이야기와 별스런 사연과 별꼴을 겪고 나서, 간 혹은 별처럼 먼 타인과 함께 있다는 걸 느끼지요. 둘러 보세요. 옆에 있는 옆 지기는 별 만큼 소중하게 생각하시나요? 이 글을 읽으시는 별 여러분 모두가 한 분 한 분 밤 하늘 빛나는 별보다 더욱 소중한 분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별보다 더욱 아름다운 오늘을 만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추신: 별 두 분을 추억 속에 묻어야 했습니다. 한 분은 일요일 북한산 등반 길에 심장마비로 헬리콥터까지 출동을 했지만 별처럼 스러져 간 분이고, 또 한 분께서는 5년간의 간암 투병으로 힘들어 하시다가 사진 속의 환한 미소를 남기고 떠나신 분입니다. 더욱 아쉬워하는 것은 47, 56. 아직 별처럼 빛을 내고 세상을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은 것을 모두 접고 떠나셨다는데 미련이 가득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일들이 뉴스를 보고 알든 먼 타인의 이야기들이었는데, 이젠 나도 이런 소식을 자주 접할 만큼의 나이 들었나 봅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