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아침 쟈스민 향기에 젖어
아침 출근은 6시 이전에 합니다. 일찍 가서 헬스클럽에서 땀 좀 흘리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마나님께서 지리산에 등산을 간다고 해서 함께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하고 많은 날을 두고 하필 비 오는 오늘이냐고 생각하지만, 단체가 움직이는 거사 일을 어찌 궂은 날이라고 피해가겠습니까?
신호대기에서 기다리는 중인데 좌회전차선에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대기하던 차는 직진으로 직진라인에 있던 차는 방향지시등 없이 바로 좌회전으로 엊갈려 갔습니다. 서로 눈치보고 피해가서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이상한 운전 습관이지요. 다음 횡단보도 빨간불에서 차 하나가 슬금슬금 가는 듯 하더니 직진을 하고 신호인 듯 좌우에서 모두 신호 무시하고 갑니다. 마니님께서 묻습니다. 저거 신호위반아냐?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운전자가 나와 같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더러는 나이 많으신 노인네도 계시고 혹은 빨간 신호등이 잘 안 보이시는 분도 있고, 특히 오늘같이 비가 내리거나 날이 좀 어둡다 싶으면 차선도 잘 안보이고, 좌우가 산만해져서 막무가내로 운전하시는 분도 있지요. 또한 운전 면허증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 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몸이 장애이신 분은 본인이 불편하고 타인을 폐 끼치지 않지만, 겉 보기에 허우대만 멀쩡한 정신이 장애이신 분들은 자신이 조금 편하자고 타인을 괴롭히지요. 그래서 비 내리는 날은 운전을 더욱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
몇 일 전입니다. 지나 다니면서 서로 수인사나 하는 정도의 임원 한 분이 나를 찾아와서 자그마한 쇼핑백을 내밉니다. 별거 아니지만 다음 회식에 한 잔 하시라고 가져왔다고 마오타이 한 병과 쟈스민 한 통이 들어있습니다. 무슨 부탁이 있냐고 이런 거 안 가져와도 말로 통하는 사회니까 필요 없다고 해도 내가 좋아서 그런다고 하면서 막무가내로 놓고 갔습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비 내리는 아침 쟈스민 차 향기에 젖어 오늘의 일기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하시는 모든 분들이 안전 운전 하시기를 바라는 마음 차 향기 만큼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