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운해의 바다를 건너다.
송년산행. 2007년을 마감하는 대미의 마지막 산행이 주말을 연다.
기념비적 흔적을 남기려면, 그래 천왕봉이 좋겠다. 남한 내륙지방의 제1의 영봉이라 하지 않던가?
멍청한 사람도 지리산에 들어가기만 하면 스스로 현명해 진다는 속설을 안고 있는 산. 역사의 기행에서 동학 혁명의 패잔병과 일제에 항거하던 독립군들과 빨치산의 근거지가 되었던 곳.
6.25 동족 상잔의 전쟁 통에 국방군과 토벌대에 쫏긴 인민군과 수만 명의 동조자들이 피아골로 숨어들었다가 미군 비행기에서 휘발유 드럼통을 떨어트려서 터트린 불 바다로 죽은 영혼들이 해마다 노고단의 철쭉의 혼으로 붉게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는 아픈 흔적이 남아있는 곳 지리산.
산청 남아가는 고갯길을 너무 휘 둘렀나? 내무장관의 안색이 창백해 지더니 차멀미 호소에 컨디션 난조가 시작되더니, 중산리 출발 지점부터 삐걱 이는 소리.
점점 뒤쳐지더니 이젠 무릎 통증과 좀더 가면서는 다리에 너무 힘을 줬나? 쥐가 난다고 머뭇거리고, 고통스런 표정으로 가다 쉬 다를 반복하면서 도착한 로터리 대피소.
일행들은 모두 떠나고 몇몇만 남아 넘어진 김에 쉬어나 간다고 안개 속을 헤쳐오면서 피곤해진 다리도 쉴 겸 식사나 하고 하산 합시다 하고, 그렇게 허기진 상태는 아니지만 도시락을 꺼내서 정말 배 부르게 먹고, 쉬다가 이왕 이곳까지 왔으니 법계사 절 집이나 구경 갑시다. 산행을 포기한 여성회원 몇 분과 함께 절 마당 일주문에 들어서는데, 알아서 하산 할 테니 그냥 천왕봉을 다녀 오란다.
그래서 맨 마지막 후미를 자처하고 선두와 한 시간여 뒤 떨어진 상태에서 재 출발을 한다. 계단. 계단을 오르고 이 추운 날씨에 땀에 흠뻑 젖으면서 힘을 냈으나, 이미 포만감이 가득하게 들어찬 음식물이 최대의 걸림돌이 된다.
등산 시 식사는 산행 2신간 전쯤에 먹어야 한다. 위로 들어온 음식물들은 위액과 섞이면서 소화를 시작. 위의 운동을 돕기 위해 몸 속의 혈액이 200CC쯤 위로 몰리면서 체내에 돌아야 할 혈액이 부족해 짐과 동시에 자율신경은 부교감 신경 체계로 바뀌면서 휴식을 요구하고, 약 2시간여가 흘러야만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을 지나면서 영양소를 흡수하기 시작해서 단당류의 에너지를 간으로 운반하면, 간은 몸 속에 공급 할 것과 체내에 저장 할 것을 구분해서 무척 바빠진 에너지 전환체계를 가진다는 원리대로 지금의 이 운동 에너지는 ATP- PC SYSTEM에서 휴식 기를 역행 한다는 논리가 바쁜 걸음만큼이나 머리 속도 복잡하게 돌아간다. 그 만큼 힘들다는 이야기 입니다.
벼락 맞아 둘로 쪼개 졌다는 칼 바위와, 숨어보기 좋아서 붙여진 이름인지 망 바위 인지 간혹 가다 딱 버티고 선 큰 바위들 사이를 지나면서 올라가다 보니, 더러 죽은 고사목 들이 허연 뼈를 들어낸 체 세월의 풍상을 견디고 서 저 산아래 계곡으로 흐르는 구름바다의 물결을 굽어보면서 지나는 길손을 맞는다.
눈 밭에 덜 추워서 녹다 만 눈길이 미끄럽기도 하지만, 조심스럽게 가다 보니 벌써 하산하는 일행을 만난다. 하얀 눈꽃을 장식한 나무들의 그 아름다움이야 홀로 서 있어서 더욱 고고 스러운 맛도 있지만, 진주를 흐르는 남강의 발원지가 천왕 샘이라, 흘러 흘러 낙동강으로 간다는 표지판을 지나면서 곳곳에 붙어있는 플래카드에는 자연 방사해서 살고 있는 반달곰들이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던져준 먹이를 받아먹고 이빨이 썩어서 다 빠졌다는 천왕이의 사진을 걸어놓고 먹이주지 말라는 간절한 호소. 그런데 그 천왕이는 지금 취침 중? 오줌도 누지 않고 3개월을 잔다고 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천왕봉(1915m)에는 여기저기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쁜 사람들 틈에 섞여 추억 한 을 남기고 누군가에게 함께 공유 해야 할 소식을 전해야 하는 님의 전화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망설이다 불어오는 바람에 급하게 옷을 입고, 서녘 하늘을 바라보니 아스라 하게 운해 속에 고개 민 몇몇의 봉우리 들이 마치 꿈길인 냥 환상 속으로 펼쳐진다.
소년의 꿈.
천왕봉 난간에 매달린 연은
펄럭이는 바람결에 날고 싶어라
저 아래 헤메도는 구름바다에
솜털처럼 비상하는 꿈의 길을 가고 싶어라
육신만 털고 영혼은 날아간 천년 고목 염원처럼
다듬고 다듬은 이내 마음을
별빛 내리는 그 날밤 뿌려지고 싶어라.
마음은 벌써 장터목을 거쳐 세석으로 떠났지만, 큰 산의 특성상 해가 지면 바로 길이 어두워 진다는 습성을 알기에 부지런하게 내려 선다면 어둡기 전에 숙소에 도착 할 것이란 계산 속에 바삐 걸음을 재촉한다.
눈 길이 미끄럽기도 하지만, 바윗돌에 머금은 경사로 계단 길이 자칫하면 넘어질 만 한 코스 들이라 마음은 급하지만 안전 속도를 지키면서 조심스레 하산을 한다.
몰 소리가 다시 들리는 지점에서 나 홀로 걷는 발길이 2007년을 보내면서 처음 계획 했던 모든 것 들이 얼마나 목표 치에 가까이 다가갔나 반성도 하고, 이웃과 동료, 또한 산행 친구들에게 넓은 마음으로 베풀면서 살아왔나 후회도 하고, 새로운 2008년에는 모두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끔을 이루어 주십사 천왕봉 표지 석을 잡고 기도 린 것 만큼 모든 일들이 형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행히 해 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을 한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이어지는 송년식.
보이지 않는 숨은 곳에서 묵묵히 일해온 집행부 간부들의 땀과 열정과 지혜가 연료가 되어 이 거대한 조직을 무사하게 1년 동안 항해 해 온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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