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가을이 붉어지다

no pain no gain 2007. 10. 25. 15:18

 

가을이 붉어지고 있어요.


여기저기 온통 마지막이라는 혼을 불태우는 것 같아요.
마치 등신불에 나오는 주인공 처럼 뭔가를 위해서 자신을 사르는 염색의 계절.
마치 아침 저녁의 색깔이 다르게 표현 되는 듯 한 마음입니다.

 

뭐 그렇다고 자연의 색이 아무리 변한들 마음의 동요가 없다면 마치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쓸쓸한 저녁 놀의 한 단상에 불과 하겠지요.


사물을 보고 그것을 자신의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준비 되어있는 영혼 많이 가을을 가을 답게 보는 혜안이 되겠지요.

철이 철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가을 음악회 이런 것을 하는 것을 자주 보는데
정서가 맞는 사람들어야 그런 걸 즐길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듯 합니다.
혼자 가기는 그렇고 도통 그런 걸 접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음을 아쉬워할 뿐 입니다.

 

가을이 붉어지고 억새가 춤을 추는 자연의 현상이 가슴을 파고들어도
아무런 감흥 없이 흰머리 늘어나는 숫자만 세고 있다면 말 그대로 인생이 불쌍한 것이겠지요.

형이상학이 아니라 머리 속에 형이상학을 만들어가는 그런 삶을 추구하시길 바랍니다.
해마다 가을이 와도 매 해마다 똑 같은 감흥이아니라 이젠 내 인생의 마지막 가을 빛이라
생각하면서 그걸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생이 되시길 바랍니다.

삶은 결코 그렇게 길 지도, 사랑이 영원하지도 않다는 걸
초연하게 받아들이시고 하루 하루가 가장 소중한 날처럼 이 붉디 붉은 가을을 잘 장식하기 바랍니다.

 

황혼의 그림자가 가슴 저미도록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오직 자신에게만 있음으로
승화시키는 넒고 깊은 가슴을 가진 당신이기를 기도합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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