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관악산 칼바위 능선에서면

no pain no gain 2007. 6. 16. 15:19

관악산 칼바위 능선에서면

 

번호 : 214   글쓴이 : 정길진

조회 : 48   스크랩 : 0   날짜 : 2006.06.19 17:34

 

 


관악산 칼바위 능선에서 장군봉을따라 가면....


아 언제였을까 한 5 ~ 6년 전에 중학생 아들 손잡고 서울대 입구를 거쳐 관악산을 오른적이있었는데, 그 아들이 지금 대학생이 되었으니


세월의 무상이 실감나기도 하려니와 서울의 정기를 받으려면 관악산을 꼭 한번 올라야 겄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찾게 되었다
.

안양 방면이나 과천 방면에서 오른 적도 더러 있었으나 서울대 입구에서 오른적은 하도 오래전의 일이라서 다시 찾게 된 것이었지요
.


서울대 입구에서 관악산을 타고 초입으로 들어서니 예전에 보았던 풍경이 아니다
.

초입부터 고소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던 그 많던 막걸리며 파전을 굽던 행상들이 모두 어데로 가고 그 자리엔 고스란히 평상을 만들어 두고


호수공원까지 만들어져 지나가는 길손의 발길을 부여 잡는다
.

! 이곳엔 언제나 민주화가 되어 저 자리가 정화 되려나 했는데, 안와본 사이에 나도 모르게 고스란히 깨끗하게 달라진 모습이 생소하기만 하다
.

그 좁아터진 길을 막고 길게 평상을 내 놓고 먹거리를 즐비하게 깔아서 오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부여 잡고 왁자하게 떠들던


그 시절의 나그네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가고
?.....


이번에는 안가본 우측 능선을 타고 성주암 방면으로 접어 한참을 오르다 보니 웬 바위봉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그래 여기 한번 가보자
.

가는 길 바로 옆에서 장끼의 후다닥 놀라 줄행랑치는 뒷태를 보면서 자연이 살아나고 있음을 실감하고, 얼마쯤 올랐을까 발아래 민가가


보이면서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 아니 이게 정녕 끝이란 말인가
?

다시 내려와서는 좌측 능선을 방향으로 잡고 화강암으로된 칼바위 방면으로 오르다 보니 숲길을 지나면서 부터는


올망졸망한 암벽들이 가로막고 작은 릿지를 요구한다
.

또 다시 휘날리는 태극기 하나를 지나고, 사방이 탁트인 바위에 앉아 서울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군봉에서 물 한모금


마시면서 산천을 둘러본다
.



문헌에 보면 조선을 세울때 이성계의 명에의해 한양천도에 관하여 무학대사는 관악산을 정남쪽에 두고 왕궁을 지으면


그 화성(火性)  눌려 내우외환이  그치지 않을 것이다 하였으나 개국공신 정도전은 한강이 가로막고 있어 火氣가 오지 못한다고 주장 하였다
.

태종은 정도전의 손을 들어 주었고, 이성계는 관악산에 연주사와 원각사 두 절을지어 화환에 대처 하였으며, 관악산 중턱에는


큰 물동이를 묻었으나 그후 1,2차 왕자의 난, 단종/사육신의 죽음등 조선의 역사는 피바람이 많았으며 경복궁도 자주 화재를 만났다
.  

그래서 관악산은 화악산(火岳山)이라 하고 흥선 대원군은 경복궁을  재건할 때 돌로 해태를 만들어 광화문 앞 양쪽에 배치하였고


관악산에 우물을 파서 안에 구리로 만든 龍을 넣음으로서 火氣를  방지하였다
.

몇 년 전엔가 뉴스에서 나온 이야기를 유추하면 경복궁 경회루 물을 빼니 커다란 구리 용이 나와 세간의 이목을 집중하던


일이 있을 정도로 이와같이 관악산은  풍수지리설에 의해 화덕을 가진 「불기운의 산」으로 전해진다 한다
.


다시 걸어서 삼성산쪽으로 방향을 잡고 산길을 걷다보니 어느 님의 노래인가 나그네에 대한 상념이 떠오른다
.


그대여 어디서 왔는지 묻지 마오

물 건너 산 너머 길이 있기에


굽이굽이 산길 따라 멀리서 왔소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묻지도 마오

그저 가야만 하기에 가고 있소이다


쉬었다 가라고 붙잡지 마오

먼길을 떠나야 하는 나그네의 발길


붙들어 맬 수 없는 것

바삐 서둘러 가야 할 길은 아니지만

해 저물기 전 그 곳을 향해 가야만 하오


머물 곳이 있냐고 묻거든 나는 말하리라

발끝 닿는 그곳에 내가 머물 산천이 있다고
.
발끝 닿는 그곳에 내가 머물 산천이 있다고
.

<
如山 김지명님의 나그네
>


삼성산을 지나 삼막사를 가는 길에 반월암 근처에서 마애부도를 보다
.

예전에 어느 친구와 이곳을 등반하다가 어느 길손이 부도에 뚫려있는 구멍에 돌을 던져 올려 놓을 수 있다면 귀한 아들을


얻을 수 있다 하여 호기심에 돌을 던져 보았던 곳
.

그 앞에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훼손하지 말자는 안내문이 서 있다
.



반월암에 들러 떨어진 물동냥을 하러 들려서 잠시 쉬다보니 하늘이 컴컴해지는 모양이 저구름이 그냥 가지는 않을 기세다
.

우비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 발길을 돌려 서둘러서 하산을 한다
.

계곡을 타고 내려오면서 물소리 바람소리 좋기는 한데, 군데 군데 시퍼렇게 살아있는 용이라도 방금 박차고 올라 올 것같은


시퍼런 물도 보이고 제법 낙차가 커서 물떨어지는 소리도 힘차게 들리는 비탈길을 서둘러서 한두 방울 씩 떨어지는 빗방울에 박자 맞추면서 부지런하게 내려 왔다
.

생각 같아서는 깊고 깊은 심신산천이라면 바지라도 벗고 들어가서 신선이라도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저 맑고


깨끗한 물에 행여 귀를 씻은 물이라도 오명이 될까하여 그냥 지나친다
.

숲이 어둡고 캄캄하다보니 눈앞에 어른거리는 깔따구(?) 들이 극성을 부려 더러는 눈속에 들기도 하고 더러는 입으로 그 귀한


단백질이 들어오기도 하였지만, 저것도 미물일지라도 생명이 있는 것이라 피 할 수 없다면 기쁜 마음으로 벗하며 하산을 서둘렀다
.

다시 초입 부근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석양의 햇살이 길게 비추는 이 더운 여름날의 땀 흘리는


등산이 즐거운 유월의 유쾌한 하루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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