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나들이.
봄이오면 노랫가락처럼 들리는 진달래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면, 경회루 능수벚꽃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늘상 다니던 길이 아니라 이번에는 '민속박물관' 투어를 해보고 싶었다. 이유는 간단하게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현장을 꼼꼼하게 둘러볼수가 없기 때문이다.
전시과 초입부터 북적데는 외국인들. 관광을 왔으니까 투어의 코스로 정해진 길로 가겠지만은, 설명을 한다 한들 뭘 알기나 하는걸까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삼신할미의 점지로 악귀가 오지 말라고 새끼손톱만한 도끼를 구멍뚫어서 세개를 차고 다녔다는 것도 신기하기도 하고, 서당에 다니고 공부를 하고, 혼인과 독서와 일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전시되고, 노인화 되어가서 오래사는 사람의 명단을 보니 오십사세부터 칠십 이세로 치부책에 기록을 남겨 놓았다.
누군가의 한탄하는 늙은이의 이야기가 씌어져 펼쳐진 책에는 "청춘가고 돈없으면 가정사가 낭패로다..... 농자는 천하지 대본이라 불의행사 하지말고" 구구절절 한탄하는 촌부의 일기가 속마음을 고스란히 적어놨다.
환갑잔치와 죽음 이후의 장례식 과정을 보니 숙연해진다. 놀라운 것은 상여를 만든 장인이 얼마나 공들여서 제작한 것인지 아마도 저렇듯 정밀하게 만들려면 몇년은 심혈을 기울여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공감하는 내용이 적지않아 느낌이 자못 돌아오는 길에 목을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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