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 이야기.
아주 오래전에 난 양봉하는 사람을 따라가 일을 한적이 있다. 물론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겉핥기식에 불과 하겠지만, 나로서는 매우 큰 한휙을 긋는 좋은 인생공부를 한 셈이다.
양봉은 꽃피는 계절을 따라서 움직인다.
제주의 노란 유체꽃부터 아카시아와 밤꽃, 그리고 싸리꽃등 자연 야생화를 꿀 빨며 자연스럽게 마무리가 한해 꿀 수확이 되는 것이다.
벌통을 차에다 옮겨 싣고 이동해서 자리를 잡을때 그 땅의 주인쯤 되는 사람이 찾아와 임대료 협상부터, 자리를 잡고 벌통을 놓고 정리하고 사람이 기거할 텐트까지 치고나면 그때부터 그 자리의 자연주인인 독사등 뱀과 개구리, 두꺼비, 말벌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두꺼비가 가장 강적인 이유는 외따로 떨어져 있는 벌통에 잠시만 한눈을 판다면 출구 앞에서 벌통의 반을 포식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철저한 순찰과 관리로 보내는 여정에 매 삼시세끼 식사도 해야하고 또 아무데나 할수없는 뒷처리도 해야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꿀을 따야하는데 드럼통을 개조한 원심분리기에 넣고 수동으로 힘차게 돌리면 꿀이 물처럼 쏱아진다.
죽은 벌이나 잡초 또는 먼지등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서 프라스틱으로된 말통에 옮겨 담아서 모종의 판매처나 저장고로 옮기면 생산과정은 일단락 된다.
여기서 진짜꿀과 가짜꿀이 같은 장소에서 생산되고 유통된다. 갑작스럽게 주문이 밀리거나 비가와서 일기가 좋지 않거나 하면, 설탕녹인 물로 급식(?)을 제공해 급격한 생산량을 늘리는 수법이 동원되고, 여기에는 뭔가 출처를 알수없는 모종의 분말가루와 미리 준비한 송홧가루 같은걸 섞어서 절대로 육안식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고오급 기술(?)을 쓰기도하고, 청명하고 쾌적한 날들이 연속적이면 최상의 향기와 품질을 자랑하는 최고의 꿀이 생산되는데, 일단 양이 적은 관계로 따로 보관해서 가장 가깝고 믿음을 줘야하는 진짜고객에게 유통되는 순서가 기다리고 있다.
한철 일하면서 먹는 꿀은 무한제공이라 걸려있는 국자로 양껏 퍼 마셔도 된다. 단, 변이 안나오는 불상사를 겪기 전까지는 말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양봉기술은 그야말로 쓰레기.
세월은 흘러서 오십여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발전을 했다는 양봉의 벌꿀 생산은 눈감으면 훤히 보일듯이 스펙트럼처럼 흘러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