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사람들. 오성은 作.
상주식당.
"상주 말이네. 십이 년 됐지. 슈퍼 간다고 나갔다가 돌아오질 않더라니. 어디 행방이나 들었으면 좋겠는데. 원래 정신이 좋은 애는 아니었네. 장가도 못 든 놈이 사람은 또 좋아해 늘 따라다녔으니까. 전국을 수소문하다가 가게를 하나 냈네. 터미널 뒤에. 앞쪽으론 돈이 부족해 안 되었고. 조금이라도 터미널 가까이 두면 지가 안 찾아오겠나 싶었던 게야. 이미 죽었으면 혼이라도 와서 밥을 먹고 가라고, 저 이름으로 간판도 안 달았는가. 상주가 집 나간 게 딱 어제였네. 제사는 지내지도 않는데 음식은 매년 하네 만. 문 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느낌에 난 또 그놈아가 온 것일까 싶었네."
지난밤, 미란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경도가 하고 싶다는 말은 흔히 빠진 그저 그런 말이었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가면을 가져야 한다고. 산다는 건 흰 가면에 표정을 그려나가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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