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어느 날 어느 곳에서 그가 나의 옷깃을 스치며 지나간들 내가. 무엇으로 그의 걸음을 막을 수 있으랴.
모두가 한낱 그림자로다.
바람은 그저 자지 않고 길 위에 낙엽을 굴리고 있다.
어제도 잔차타고 김포아울렛 다녀오는길.
등뒤에서 부는 바람에 산타루치아의 돗단배처럼 달리는 자전거.
돌아오는길에 역풍을 가득안고 온다.
정서진 쉼터 가둬둔 물속에서 힘이 넘친 숭어들이 수면위로 뛰어올라 용틀임을 한다.
灣이라는 뜻을가진 BAY주차장에는 차가 가득하다. 한창 봄날의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새로운 사연을 역어내는 곳.
부는 바람에 구르다 잠시 멈춰서 노니는 곳에 낙엽이 쉼을 부르는 자연스러운 현상.
그림자와 그림자가 겹쳐진 퍼포먼스가 아름답게 펼쳐지리라.
한여름밤의 꿈이 아니라.
봄날의 장자같은 졸음? 아닐까 하는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