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아랫장은 골목마다 늘어선 장똘배기의 소소한 좌판이 우리네 삶의 애환을 그려낸다.
그리고 고흥 녹동항과 낮선 조그마한 절 앞뜰이 오죽으로 늘어선 곳.
지금은 도농이 따로 없지만 한적한 어촌의 낮은 돌담을 끼고 걷는 정취를 찾았는데, 아쉽게도 없다.
봄비를 재촉하는듯 바람이 일었다.
서서히 내리는 비를 가르며 유달산으로 간다.
아주 오래된 추억이 있는곳.
노적봉과 유달산 언저리에서 그옛날 우리는 이난영의 노래비 앞에 텐트를 치고. 설익은 밥을 해서 먹었다.
성인이 었지만 술한잔 안 걸치고 순수했던 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 아씨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깊은 밤 조각달은 흘러가는데
어찌다 옛 상처가 새로워진다
못오는 님이면 이 마음도 보낼것을
항구의 맺은절개 목포의 사랑.
반복해서 계속되는 노랫가락에 취해 잠이들었다.
통통거리는 엔진소리를 들으면서 긴 항해끝에 도착한 홍도.
촤아촤악 촤르륵.
낮선곳에서 듣던 파도소리와 그 힘결에 쓸러 올라왔다 내려가면서 갈고 닦여진 둥그스름한 각양각색의 무니를 띄고 저마다의 고유한 멋을 풍기던 돌들.
그곳에서 어느 여인을 만났던가?
고하도 데크길 에서 언젠가는 친구들과의 동행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