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라서 상상해 보세요.
가정오거리 지나서 청라호수공원 쪽으로 가면 텅빈 심곡천 자전거도로를 따라 갈대밭 무성한 마치 자전거고속도로처럼 뚫린 길을 호젓한 라이딩으로 가다가 호수공원에서 한바퀴 돌고 정서진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두개의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물빠진 갯벌이 펼쳐져 골골마다 언젠가는 꼭 사랑으로 채워주고 다독이는 반복된 조화로움이 소중한 믿음과 약속의 시간.
마치 난 널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절대적인 신화.
이어지는 아라뱃길. 등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순풍에 돗단듯이 달려가는 봄맞이길.
한시간정도 달려서 계양대교 아래서 한모금 감로수로 목을 축이고 다시금 아라등대를 지나면서 혹시나 어느분이 굴포천따라 합류지점에 눈길을 주면서 마치 그집앞을 지나는 심정으로 달려갑니다.
판개목쉼터를 지나 행주대교 아래로 해서 야생동물이 출현한다는 포플러 가로수길을따라 가다보니 이미 봄은 길가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콩만한 꽃무더기에서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손끝이 저려올때쯤 방화대교 아래 평상에서 목을 축이고 스트레칭을 하고 푸샵을 오백개쯤하고 힘차게 출발.
록 클라이밍의 꿈을 키우는 오버행 연습장을 지나고 서울식물원 엘리베이터를 지나 염창동 쉼터에서 평행봉과 철봉을 하고 다시 돌오는 코스가 이제는 역풍을 안고가는 귀갓길이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아! 하루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 샤워하고 다녔던 길을 정리하고 책을 펼치면 오롯이 빠져드는 로마시대의 그 황혼역에 물들던 아피아가도와 베수비오 화산재에 뒤덮인 폼페이와 오렌지를 가득달고 서있던 가로수의 소렌토항과 2대황제 티베리우가 10년동안 은둔하면서 살았다는 카프리섬과 돌아오는 길에 들렸던 산타루치아항과 베네치아 곤돌라에서 듣던 오솔레미아가 퍼지면서 슬금슬금 오수의 세계로 초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