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편지

no pain no gain 2009. 2. 13. 14:09

지금 밖에는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고있어요.

바람이 불고 비가올때면 바닥 보이는 언덕위의 창 넓은 집에서

일렁이는 물결에 마음을 싣고 먼 항해에 지친 친구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고즈넉하게 착 가라앉은 기분이 됩니다.

 

폭풍의 언덕처럼 그렇게 불어대던 그 일렁임이

마치 영혼이라도 할퀴고가는 듯한 무섬증의 극치쯤되는 듯 말이지요.

뭔가 감추고 픈, 아니 꼭 감춰줘야 만 하는 비밀을 안고 있는

모습처럼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세상을 향해 펼쳐 보인 가슴에는

신비롭고 고상하기보단 그저 통속적인 형이하학적인

그냥 인간사 만이 있을 뿐이랍니다.

 

봄을 기다리는 게

어디 싹을 티우려고 움추린 씨앗 뿐이겠습니까?

화창하게 맑은 날 지리산 노고단의 철쭉처럼 온 산을 붉게 물들이던

그 화려함이 그리워지는 비 내리는 날의 오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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