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보이스 오딧세이

no pain no gain 2009. 2. 5. 14:49

보이스 오딧세이(부제: 목소리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서)

북로드/김형태작/2007

 

천상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데로 따라가면서 요즘에 읽은 책 중에서 매우 잘 고른 수작에 흡족함이 베인다.

첫 인상을 결정하는 외모의 모습과 조화를 이룬 목소리는 깊은 인상으로 어쩌면 영원히 기억에 남을 잊지 못할 사연을 안고 살아가게 되기도 하니까?

 

음의 영역에서 정상적인 남성이라면 여성의 애교 섞인 비음의 목소리 톤이 높아지는 것에 자신도 모르게 성욕을 자극하는 묘한 요소가 숨어있다든지, 건강한 여성은 남성의 낮은 저음이 오른쪽 뇌를 자극해서 감성을 불러 온다는 숨겨진 이야기가 들어있다.

 

과거의 회상을 먹고 사는 중년. 나의 어릴 적 추억의 한 페이지는 탱자나무 꽃피던 봄날.

누님들의 등에 업혀서 나직하게 불러주던 뜻 모를 가락에 잠이 들던 영상이 묘한 뭉클함으로 남아 옛날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오게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주어진다는 황금사과를 트로이의 왕자 피리스에게 주어 아름다운 미녀를 주겠다는 약속을 한 아프로디테를 선택했고, 그 대가로 가장 아름다운 여인 스파르타의 왕비였던 헬레네와 피리스가 짝지어지고- 요즘 식으로 한다면 말 그대로 불륜이지요.

오디세우스는 트로이를 목마의 전법으로 승리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중에 아름다운 외모와 풍만한 상반신, 고운 피부와 전신에 소름이 돋고 가슴이 터질듯한 벅찬 감동을 주는 하반신이 인어처럼 생긴 세이렌의 노랫소리.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누구든 정신을 잃고 황홀경에 빠져, 세 자매가 연주하는 키타라와 피리. 노래의 하모니는 마법의 소리이자 죽음의 장송곡인 셈. 선원모두 밀랍으로 귀를 막게 하고 돛대에 묶여 홀로 그 소리를 듣는 오딧세이. 20대 때 읽었던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에 나온 내용이다.

죽음에 이를 정도의 황홀한 목소리는 과연 어떤 것일까? - 인간은 유혹에 약하다.

 

그리스 산화에 등장하는 인류최초의 여성 판도라(Pandora).

판도라 이전의 인간세상은 낙원이었지만, 인류에게 불을 선사한 에피메테우스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 할 수 있는 판도라의 미모, 교활하고 대담함. 그리고 요염하고 설득력 있고 매혹적인 목소리에 매료되어 아내로 삼고,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약속을 받고 제우스가 건네준 단지함(상자)은 호기심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열고 마는데, - 신은 이미 열어 볼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고 란 기도문이 있나 보다- 그 속에서는 질병, 슬픔, 비애, 비통, 빈곤, 범죄, 실망, 탐욕 등의 재앙이 나오고 황급히 닫은 상자 안에는 희망만 남게 되는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일까?

 

누굴까? 내가 만나 본 분 증에서 세이렌과 판도라의 유혹처럼 황홀 감에 떨게 했던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과연 있었을까? 궁금증을 남기고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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