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내기 장기.
소설가 김훈의 수필을 보면 일산으로 이사가서 가끔은 산책하고 운동으로 호수공원을 돌거나 서편 그늘아래 장기두는 곳에서 구경삼아 훈수도 둔다는 글을 읽고 자전거타고 호수공원 갈때마다 그곳을 지나면 천천히 둘러보게 된다.
눍어가면서의 비애와 건강상의 여러문제가 공통의 관심사다.
장기판에서 더러는 지고 이기고를 반복하면서 세월이 간다. 구둣공장을 하다가 망한이야기. 그래서 부채를 졌고, 마누라와 이혼을 하고 혼자 살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나씩 결정을 미루면서 살아간다.
작년부터 갑자기 시력이 떨어져 검사결과 백내장에 안구건조증이 겹쳐졌다고 피지선을 뚫고, 4종류의 안약을 처방받아 백내장 약, 염증 약, 인공눈물, 안구 영양제였는데 십 오 분 간격으로 한개씩 하루 네 번 넣게 되어 있었다.
70이 넘으면 내시경검사시에 보호자가 필요 해서 4만원을 주기로하고 파출부를 부르고, 이혼한 아내가 죽었다고 해서 문상을 가고.
맹인 반려견으로 살다가 유기견이된 입장에서의 시각도 가늠해본다.
행신동. 杏이라는 글자가 살구를 이야기 한다.
행주산성. 행주대교. 그래서 그곳에 가면 가로수로 심어진 살구가 제철이면 길바닥으로 떨어져서 살구 색깔이 모자이크처럼 수놓기도 한다.
호수공원을 돌다가 동물원 새장근처의 쉼터에는 등나무 꽃이 늘어지게 피어나고 살랑 바람이 불면 어느 여인네들의 향수같은 냄새가 실려 퍼진다.
서편 벽을 따라서 이어진 세쿼이아나무 숲길은 가희 압권이다. 호수공원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 여기를 천천히 걸으면서 음미하는 것이다.
나무하나하나의 추억과 숱한 연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을듯한 길. 단풍들고 낙엽질때의 그런 정경도 좋다. 바람이 불면 사선으로 휘날리며 떨어진 빗방울 처럼 우나기가 된다.
너도나도 사색의 공간이 되고 추억은 모락모락 피어나는 시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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