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메타쉐쿼이아의 추억

no pain no gain 2022. 9. 22. 09:35

메타세쿼이아의 추억.

그때가 74년. 꿈많은 청춘.
호기심은 맨땅에 헤딩하는 거침없는 실험정신으로 이어진다.
밤나무 접붙이기를 하면 모든 나무들을 접붙여서 키워나가는 꿈을꾸고.
하나의 씨앗이 싹을 티우면 모든 씨앗들을 우선 심고보는 무한설레임의 세계를 그려본다.

봄. 화단에 맺혀있는 회양목 씨를 따서 그늘에 말려보고. 언제 심을 것인지를 계획해보는 시간들.

가을. 그 당시 좀 희귀종 으로 분류되던 메다쉐쿼이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살고 키가 큰 나무라고 알려진 수종을 종자번식하기 위한 일환으로 바람이 불면 수없이 떨어지는 그 작은 씨앗을 주워서 말려. 모래와 섞어 가마니에 담아 땅을 파고 묻어서 봄날을 기약하면서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줄뿌림으로 심고 발을 덮어 햇볕을 가리고 그 여린 싹이 올라 올때까지 물주면서 기다림의 미학.

어느 봄날에 파랗게 올라오는 싹.
입고병과 마름병을 예방하면서 잘 크기를 기다리면서.... 안녕.
그 다음은 후배들에게 인계해서 기억에 없지만.
다른 다양한 종자들을 끝없는 도전으로.

50여년이 흐른 지금은 그때의 그 작은 나무들이 어딘가에 묵묵히 이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가고 있으리라.

오늘 일산 호수공원 돌아오는길에 쭉쭉 뻗은 메타쉐쿼이아 길을 보면서 생각이 겹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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