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노인의 오후

no pain no gain 2021. 12. 7. 09:50








노인의 오후.

고즈넉한 팔당
물빛이 잠들어 가는 시간.
아직도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 검은 겨울 철새들이 물그림자를 남기고 잠자리를 찾아 갈대숲을 헤매는 시간.
가슴으로 통하는 찬바람이 두뺨을 뜨겁게 달구면
시린손은 더욱 힘주어 핸들을 움켜쥔다.

언제부터 갈라선 길이었을까?
바로 보이는 물건너 줄배는 움직일줄 모른다.

너와나의 거리.
사랑의 함정.
오늘도 기다림은 이어지는데
그때 그 모습.
열여덟? 스물?
세월따라 늙어도 추억은 그대로인데.
물결에 비추이는 흰수염 잔영이 애처롭구려.

삐거덕거리는 자전거 페달만큼
지나온 세월.
누군가는 무릎에 바람소리가
들린다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친구를 부르는 길목.
어디선가 태우는 낙엽이 구수하게 풍기는 회상에는
어린시절이 흘러가는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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