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정말 번개와 천둥이 치고 마치 바람에 휩쓸린 비는 베란다유리창을 마구마구 할퀴면서 물이 넘쳐 흘렀다.
어두워 지는 저녁 희뿌연 수체화가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과 하나둘씩 켜지는 조명이 명멸하듯 불규칙하게 수놓고 있다.
베란다에 캠핑 의자를 내놓고 책을보는데 더는 어두워져서 글이 보이지 않는다.
연일 내리는 비는 마치 저 휴가지의 송림숲으로 가고자하는 마음과 떠나지 못하는 갈등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어제 책두권을 읽었지.
아이젠. 항구의 사랑.
하루종일 오락가락하는 빗소리와 바람소리를 음악삼아서.
희뿌연 베란다 밖의 세상을 가끔씩은 쳐다보고.
어짜피 모래까지는 운동도 못가서 비만 안온다면 자전거를 탈까 생각도 했지.
자정이 지난 . 시간에 잠이 안와.
빗소리를 들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