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환풍기 회전하는 소리를 밤새도록 들으며
새벽에는 빗소리가 차분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베란다에 방울방울 맺혀서 떨어지는 그모습이
물방울 하나마다 사랑했던 과거와 이별했던 이야기들
같아서 작은슬픔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모두 흘러가버린 물결위에 수놓은 비단그림같은것
저렇듯 소소하게 내리는 보슬비가 온몸을 적시도록
봄은 깊어갑니다.
보고싶어도 말을못하고
지나가버린 세월처럼
어디 깊은산속에 홀로 선
고송이 젖어들어가는
모습이 그려지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