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 심은 뜻은?
07년 개구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전. 운악산 등산하고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시간이 남아 무료함을 달래기도 할 겸해서 근처를 배회하다가, 산비탈을 깎아 새로 사방사업 중인 언덕을 올랐더니, 그 고장 특산품인 잣 송이가 땅에 떨어져 발아가 된듯한 상황으로 토사가 흘러내린 경사지마다 오롯이 올라와 있는 잣나무 묘목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돌아오면서 몇 군데서 통째로 뽑아와 내가 근무하는 연구소 로비 앞 작은 화단에 심었는데, 뿌리가 활착되고 잘 크는 듯싶었는데, 어느 날 환경과에서 잡초를 제거한답시고 예초기로 깎아버리면서 대부분 없어지고 2그루만 남아 잘 크고 있어서 오가면서 바라보는 즐거움이 상당부분 있었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새 순을 피워 올려 이제 4년생의 제법 의젓한 모양생가 여러 직원들의 귀여움을 받던 차였는데, 지난 금요일 보안 업무를 하는 후배와 대화 중에 이 잣나무가 자라서 향후 100년이 되면 우리회사 연구소를 상징하는 늘 푸른 소나무가 되어 명물이 될 것이다 고 애기 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른 용도로 재개발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을 한다.
사람은 미래를 꿈꾸며 사는 동물이고 절대 긍정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 잘 관리 한다면 –여기에는 연구소의 목적인 신제품개발의 뜻도 포함되어있음- 우리를 알지 못하는 후손들은 엄청난 크기의 나무그늘을 누릴 것이다라는 대화를 나눴는데, 월요일 출근해서 보니 누군가가 그게 욕심이 났는지 캐가고 없다. 물론 어느 땅에서든지 죽지만 않고 잘 자라준다면 좋겠지만, 앞 화단에 10년 이상 정성 들여 잘 가꾼 단풍나무나 모과나무 등도 가끔 없어지는 걸 보면 우리회사 안에도 밤 손님이 존재하는 것인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걸 캐간 사람이 어찌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대붕의 뜻을 알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