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친구의 근황은 어떠 하신지요?

no pain no gain 2007. 6. 16. 22:18

친구의 근황은 어떠 하신지요?


가끔은 글을 쓰면서 누군가를 위해서 라기 보다는 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비바람이 불고 휘몰아치던 밤이 아름답지 많은 않게 생각되기도 하였지만,

집 근처 신호등에 대기하면서 와이퍼를 끄고 차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면서

그 이면에 비쳐지는 붉고 푸른 불빛들이 명멸하는 수채화에 참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건 늙었다는 증거이기 보다는 생각하는 운신의 폭이 좁다는

의미 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보면서 한 편에서는 내리는 비가 원망스러울 수도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냥 내리는 비의 현상이 마음 한 구석에서 랩소디가 되어

잔잔하게 흐르는 추억의 환상곡처럼 들려올 때 비로소 내가 아직은 건강하게 살아

있음을 자위하면서 모든 분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표합니다.



온통 축구로 지구촌이 들썩 거릴때 마치 이방인처럼 나만 홀로 책을 보면서 책의 내용이

40대를 겨냥한 글이라서 무척 공감이 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 한편으로는 가슴 속이 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 한 장 한 장마다 막연한 슬픔 같은 것이 배어나온다.



그리고 날이 밝아 화창한 아침.

눈을 들어 동편을 보니 이곳 인천에서 저 멀리 김포 비행장부터 시작하여 높다는

63빌딩, 남산타워, 관악산 정상까지 그리고 더 멀리는 북한산과 도봉산 까지 도대체

인간의 시력으로 볼 수 있는 한 게 치는 어디까지 인가? 하고 궁금증을 가지고 출근을

하였는데....



인간의 삶은 때론 일순 허망하기도 한 것 이여서 금년 54세의 동료가 이유 모를 급사로

사망하였다는 소식이 먼저 들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탈북동포로써 어머님 한 분을 모시고 살았는데,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부터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으로 일가친척 혈육이 한 분도 없이 그냥 혼자서

살았다는 이야기에 더욱 숙연함을 금할 길이 없더라.


평소 취미도 별로 없고 들리는 이야기로는 첫사랑에 실패한 기억으로 여자보기를 돌 같이

하는 성격이라서 사귀는 평소 사람도 없고, 술고 좋아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살다가

유언 한마디 하지 못하고 이승을 하직한 사례라서 남은 재산과 모든 것은 사회 환원이

되고 시신은 정부에서 관리한다고 법원에서 관리차원의 결론이 났다는 소식이 같은

세상을 살아왔고 한 솥밥을 먹은 처지로써 아쉬움만 배가 되는 우울한 아침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아마도 추정되기는 심근 경색이나 심장마비 증상이 왔을 터인데, 그런 증상은

하루 아침에 오지 않고 미리 신호를 보내왔을 터인데, 자신이 무관심하게나 아니면

애써 태연 한척 해서 가슴이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나, 머리가 어지럽거나, 현기증이

나던지, 혹은 숨이 가빠서 호흡을 못 할 정도의 증상이 있는 친구들은 주저마시고

병원한번 찾아 주시기를 간곡히 빌어 마지 않습니다.



주말이 오는 이런 날에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안타깝지만 마지막 가는 이승

오늘이 마지막 날이려니 하고 열심히 산다면 저승에 가서도 후회는 덜 되리라는

의미에서 친구의 근황을 묻습니다.


친구의 근황은 어떠 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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