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꿈속의 歸馬洞

no pain no gain 2007. 6. 16. 21:53
 꿈속의 歸馬洞
글쓴이 : 정길진 번호 : 1243조회수 : 202006.09.11 08:50
토지에서 나오는 목차의 이름이자
주인공 길상의 꿈 내용이다.

길상은 서희와의 갈등을 느끼며 용정에서
회령으로 가는 마차를 타고 가던 중 마차 전복사고로 서희는
다리가 부러지는부상을 입고 입원을 하고 길상은
다행인지 가벼운 찰과상만입는다.

용정에서 부터 두사람의 신경이 금방이라도 끊어질듯 한
활시위 같았는데 마차사건으로 전환점을 맞게된다.
입원실의 서희곁에서 월선아지매를 기다리다 길상은 잠들고 만다.
이내 길상은 꿈속으로 빠져든다.

내가 이야기 하고싶은것은 귀마동이다.
말은 돌아온다는 마을.
몇백년인지 몇천년인지 모를 풍상을 겪고 서 있는고목나무
그리고 막 쓰러질듯한 초가 한채.말 두필이 매어있는 마굿간.
고목나무와 같은 나이를 먹었음직한 청나라옷을 입은 노인.
단지 이것 뿐이다. 더 이상은 이 마을 엔 아무것도 없다.

길상은 노인에게 이 기이한 마을 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청춘의 남녀가 열렬히 사랑하여 마을을 찾으면 노인은
말 두필을 내어주며 당부한다.
아무리 졸리고 지쳐도 절대로 말고삐를 놓아선 안된다고 세번을 다짐 둔다.

그러면 막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청춘의 남녀는 해맑은 모습으로 노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달이 휘영청 밝은시간에 강을 향해 떠나고
노인은 제발 이번에는 돌아오지말라고 기원한다.

항상 혼자서는 이마을을 찾지 않는 한쌍의 남녀만이 찾아오는 이마을에서
노인은 한쌍 한쌍을 말에 태워 떠나보내면서 똑같은 기원을 하는것이다.

그러나 돌아오는것은 말 뿐이다.
오직 말 만이 돌아오는데 그것은 그들이 건너야하는 강이 너무도 멀어서
말위에서 지쳐 잠들게 되고 고삐에서 놓여 난 말들은 한 필은 동쪽으로
또 한 필은 서쪽으로 서로 반대의 길을 가다 마침내 그들은
말위에서 떨어지고 끝없이 방황하다 젊디 젊던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고
머리에는 어느덧 서리가 내린다.

마침내 그들은 만나게 되지만 서로 사랑했던 기억조차 잊어버리고
심지어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가끔 하늘을 향해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한을 담은 눈길을 보낼뿐이다....

대충 이런 내용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토지를 읽기전부터 나는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아주 어렸을때 어머니였는지 할머니였는지한테서 들었던 얘기인듯하다.
아니면 내기억이 틀렸다면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알았는지도 모를일이다.

결혼한지 거의 20년이 다되어 가는데
이따금 꿈속의 귀마동이 언뜻언뜻 생각키 운다.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고 등돌리고 무관심하고
그럴때마다 나는 꿈속의 귀마동을 생각하는것이다.

지금 우리가 처음 말 두필을 빌어서 앞날을 맹세하며 출발했던
그때의 사랑했던 우리들인가?
하루라도 못보면 죽을것만 같았던 처음그때의
우리들이 진정 지금의 모습인가?
이젠 처음 사랑했던 기억조차 잊어버리고 타성에 젖어
그날그날을 보내고 있는건 아닌지
단지 살아가야하니까 살고 있는건 아닌지
오늘 아침 문득 생각나는 대목이다.

아무래도 토지를 다시한번 읽어야 이 가을을 보낼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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