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어때 오늘이 작은 눈이 온다는 소설인데, 어째 강원도가 소설 쓰고 있는 듯 춥지 않은가?
지난 일요일에는 치악산입구에서 해발 100m가 0도 100m올라갈 때마다 0.6도씩 내려가서 1288m니까 -7도 그리고 바람이 초속 3m로 불어서 3도를 더하면 영하10도. 그런데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그래서 사진을 찍으려면 장갑에서 손을 꺼내야 하는데, 손이 시려와서 사진 찍기도 싫고......
춥다는 핑계 대고 연산 들이키던 술. 그래도 잘들 내려 오더라니.......
엄마는 그날 외갓집에 김장하러 이모하고 갔다가 너무 추워서 혼 났다고 하더라. 일요일 저녁 은명이가 와서 너 군대 가고 나서 처음으로 통닭 시켜서 먹고, 월요일 퇴근 후에 은명이 이불도 사고 해서 외갓집에 갔는데, 오려고 보니 함박눈이 내려서 김치 싣고 출발. 은명이 집 근처에서 집을 찾아가는 길에서 그만 눈길에 뒤로 미끄러지고,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십 년 감수했는데, 그나마 다시 다른 길로 돌아가다가 경사진 곳에서 너무 좁게 주차를 해 놓아서 겨우 돌려서 빼 가지고 은명이 집에 내려주고 인천으로 오니 1시가 넘었더라.
다음날 생각해도 어제 일이 너무 아찔한 것이라서 두고두고 그때만 생각하면 등골에 식은땀이 짝 흐를 정도라니 올 겨울 운전을 해야만 하는 영선이가 심히 걱정이 된다. 눈길이란 것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차가 움직이는 경우라서, 차가 뒤로 미끄러지는 순간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매그너스 등판 각이 탄젠트 쎄타가 0.28인데, 왜 이런 길도 못 올라가는 건지 하는 생각과 트렁크에 김치를 잔뜩 실어서 뒤로 밀리는 구나 하는 생각.
만약 이 순간에 REVERS GEAR를 넣으면 제어가 될 건가 하는 생각 등등.
오늘이 금요일 저녁인데, 아직까지 그날의 피로가 겹쳐서 그리 몸이 편하지 않으니, 놀라긴 놀란 모양이다.
올해 겨울 날씨가 나니뇨 현상으로 편중된 날씨로 인해서 폭설이 잦다고 하니 운전 할 때 더욱 조심해야 할 모양이다.
수요일 엄마는 순창에 강천산 등산을 다녀서 밤 늦게 오고, 어제는 동암 형님 댁에 가서 식사를 하고 양파 2박스 얻어오고, 지금 퇴근시간이 되어가는데, 번개치고 천둥에 비까지 내려 빨리 정리하고 집에 가야겠다.
한가지 부탁 할 일은 월급에 적다고 한탄하지 말고 계급에 맞는 월급을 국방부에서 주니까 그 수준에 맞춰서 생활하는 지혜가 필요한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 해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