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철봉과 평행봉과

no pain no gain 2023. 10. 21. 20:26

철봉과 평행봉과

젊었던 학창시절. 운동장 한켠에 있던 모래밭.
그리고 철봉과 평행봉. 점심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찾아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이 스스로 모이던 곳.
딱히 누구한테 배운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학습. 철봉에서의 거꾸로 오르기. 턱걸이. 차오르기. 대차. 평행봉에서 바딮과 흔들기. 기어갈이. 회전. 물구나무. 건강했기에 가능했던 무한도전.

그리고 세월이 훌러 잊혀진 기억. 그런데 몸이 기억을 합니다. 어느날인가 평행봉에 올라 흔들기와 바딮. 물구나무 그리고 싣업까지. 안하다 하면 다친다고 하지 말라고 하지만 괜찮아요. 해보면 압니다.

오늘. 김포 갑문을 돌아오는길에 바람이 몹시 불었습니다. 역풍에 달리는 철마는 역시 강합니다.
다만 앞 드레일러가 말썽을 부려서 기어변속이 방해를 받아 조금 천천히 달렸을 뿐입니다.
심곡천언저리에서 평행봉을 하면서 처음엔 바딮만 백번정도 하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이 흘쩍.
지금. 대한민국의 산위에나 빈 공터에는 모든 운동기구들은 국적불명의 요상한 어깨를 돌리거나. 좌우로 땡기거나. 앉아서 손잡이를 밀거나. 좌우로 흔들거나 뭐 이런것들이 주종인데, 그런것들은 누가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서 비치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집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수리하면서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면 샆에가 맞기거나 부품을 새로사서 교환하거나 할턴데. 앞 드레일러를 분해해서 세척하고 구리스를 바르고 리터이너를 끼워서 흔들리는 유격을 잡고. 조립하고. 이러면 아마도 한 6개월 정도는 또 이상없이 타겠지요.

여담이지만 동네 마실용 투위터가 헬스장 다녀오는 길에 갑자기 펑하면서 터져서 확인해보니 튜브가아닌 타이어까지 찢어지는 펑크가 났어요.
집에와서 분해하고 튜브를 교환하면서 어릴적 봤던 기억을 살려. 튜브위에 튜브를 잘라서 두겹을 대고 빈 맥주캔을 잘라서 한번 감은 다음 공기압 첵크 해보니 우둘투둘한 부분이 눈에 거슬릴뿐 타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학창시절 함께 운동하던 그 친구들은 모두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