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애기봉

no pain no gain 2020. 12. 21. 18:42
지금쯤이면.

지나가는 길이라면 일부러 남원에들러 요천수 물가에 숙소를 찾아 정하고 새벽이면 애기봉에 올라 서서히 깨어나는 시내를 바라보고 땀을 식히곤했는데.

물이 나오는 식수대에는 이몽룡의 싯귀가 새겨져 항상 가슴에 맴돌곤한다.

金樽美酒 千人血금잔의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玉盤佳肴 萬姓膏옥쟁반 위 맛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燭淚落時 民淚落촛대에 흐르는 촛농은 백성들이 흘리는 눈물이니

歌聲高處 怨聲高 노래 소리 큰 곳에 백성들의 원성 또한 크더라.

그곳에서 오랜친구를 만나 함께 운동하고 이야기하면서 세월무상을 흘러가는 구름과 비유하기도하고.

터덜터덜 내려서는 길에는 오래전에 읽었던 싯귀가 생각니기도 합니다.

눈 내리는 저녁 숲에 멈춰 서」(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I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s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s a shake
To ask if there's some mistake.
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
Of easy wind and downy flake.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이 숲이 누구의 숲인지 알 것 같네
그의 집 마을에 있어도.
그는 모를 것이네, 나 여기 멈춰 서
그의 숲에 눈 쌓이는 것 보고 있음을.

내 작은 말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틀림없네
한해의 가장 어두운 이때
근처에 농가 하나 없는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멈춰 서 있음을.

무슨 착오가 있는지 묻기라도 하듯
그는 마구를 흔들어 종을 울리네
달리 들려오는 건 부드러운 바람과
솜털 같은 눈송이 나리는 소리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네
하지만 내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네
잠들기 전 가야 할 몇 마일의 길이 있네
잠들기 전 가야 할 몇 마일의 길이 있네.

오늘같은 밤에 작은 눈이라도 내린다면 옛일이 더욱 생각이 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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