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 하십니까?
오늘 새벽 문득 잠이 깨서 번개와 천둥 치는 가운데 비가 세차게 �아져 내리는 모양새가 어제부터 이야기 하던 장마의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모 지상주의는 아니지만, 잘생긴 남자, 예쁜 여자들이 너무나 널려있는 우리 주변의 현실을 볼 때, 자신을 되돌아보는 거울의 척도로 외모지상주의의 미혹함에 빠져 든다고 합니다.
함께 근무하는 직원 중에 잘 생기고 멋진 남자 한 분이 있습니다. 훤칠한 이마에 수려한 용모 단단한 어깨를 가진 그 친구는 우리 직장의 대표인물로 대변 될 정도로 잘 생겨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그런 표본이었지요.
어느 날인가 휴가를 내겠다고 상담을 청 해 왔습니다.
이유 인 즉, 형제들 중에 모두들 앞 이마가 훤 한데, 동생이 먼저 앞 이마 모발 이식 수술을 했고, 자신도 언젠가는 해야지 하고 고심하던 차에 이번 기회로 모발이식 수술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휴가를 신청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예를 들어 가면서 설득을 하고 타일러도 봤지만, 이미 마음 먹은 상태여서 병원까지 예약 하고 난 후라, 말릴 만한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 일 후 퉁퉁 부은 얼굴로 나타난 그는 뒤 머리를 몇 쎈치 정도 잘라서 자가 모발 이식 수술을 이천여 가닥 했는데, 아직 부기가 다 빠지지 않아서 이 모양이라면서 쑥스러운 듯 웃으면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점차 부기가 빠져 원래의 제 모습을 찾아서 이제는 랜드마크처럼 훤하던 탐나던 이마는 다시 볼 수 없어졌지만, 본인 자신의 용모에 대한 강한 자신감은 되 찾은 듯 보입니다.
한 6개월 전부터 딸아이가 지어미와 쑥덕대던 이야기를 흘린 듯 들었습니다. 비중격이 휘어졌는데, 의사가 수술을 하라고 권했다는 것이지요. 더불어서 수술을 한 김에 코 높임 성형을 함께 하겠다는 것인데,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하고 만 것이지요.
시달리던 엄마는 결국 아빠한테 결재를 받으라고 보냈고, 처음에는 예쁜 얼굴에 잘 생긴 코를 뭐 하러 건드리러 하는 것이냐, 수술이 잘 된다는 보장도 없을 텐데, 만일 수술이 잘 못되어서 부작용이라도 발생한다면 멀쩡한 코를 수술한 그 후유증에 대한 후회를 뭐로 감당하려고 하느냐, 남들은 물가와 기름 값이 올라 저렇듯 아우성인데, 그런 수술이 이런 시기에 가당 키나 하느냐는 등의 말로 달래기도 했지만,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도 졸라대는 딸아이의 성화에 그냥 져 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쉬고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딸아이의 퉁퉁 부은 얼굴을 보면서 저렇듯 힘든 과정은 거치면서 까지 이런 수술을 해야 하나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기분 좋으라고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부기도 빠지고, 딸아이의 흡족해 하는 표정에 좋아진 기분으로 애교를 떨 땐 마치 어릴 적 시절의 딸아이로 다시 돌아간 듯한 생각도 들었지요.
중학교 시절인가요?
공부하던 과목 중에서 격몽요결이란 대목이 나오지요.
人之容貌(인지용모)는 不可變醜爲姸(불가변추위연)이며 膂力(여력)은 不可變弱爲强(불가변약위강)이며 身體(신체)는 不可變短爲長(불가변단위장)이니 此則已定之分(차칙이정지분)이라 不可改也(불가개야)어니와 惟有心志(유유심지)는 則可以變愚爲智(칙가이변우위지)하며 變不肖爲賢(변불초위현)이니 此則心之虛靈(차칙심지허령)이 不拘於稟受故也(불구어품수고야)라 莫美於智(막미어지)하며 莫貴於賢(막귀어현)이어늘 何苦而不爲賢智(하고이불위현지)하여 以虧損天所賦之本性乎(이휴손천소부지본성호)아 人存此志(인존차지)하여 堅固不退(견고불퇴)면 則庶幾乎道矣(칙서기호도의)리라.
하지만 이제는 용모도 고치고, 체력도 바꾸고, 신체의 길이도 바꾸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으니, 이런 문구를 외워본들 고리타분한 노인네 소리 듣기가 딱 이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본 받을 만한 것은 무한한 인격도야를 바꾸는 그런 인생이 더욱 아름답지 않을련지요?
장마가 시작되는 날의 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