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흘러가는 바람처럼

no pain no gain 2020. 12. 2. 13:46



흘러가는 바람처럼
계양산 오르려면 4번의 오르막길을 한겨울에도 땀을 흘리고 가야하는데 정상을 찍고 돌아가는 길.
계양산을 내려와 생태터널을 건너 중구봉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한창 겨울채비로 묵은 잎을 떨궈내고 대비를하는 소나무 숲길에 숨이차고 옷은 젖어서 한걸음마다 이 길의 끝을 향해 내딛는 힘겨운 오르막길을 가는데,

자그마한 체구에 하얀색 스키니 바지를 입고 사뿐하게 내려오는 젊은 처자.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하얀 마스크에 살며시 눈웃음을 날리면서 땀도 안흘리고 숨도차지않으면서 마치 구름위를 걷는듯한 상상속에 잠시나마 한켠으로 서서 숨을 고르며 뒷모습을 봅니다.

아! 나이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세상.
나도 한때는 저렇듯 젊음을 내딛는 청춘이 있었을텐데!

딱 한번 본것인데 수많은 사람들과 지나침이 있었는데도 그 순간의 잔영이 마치 명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소중한 장면처럼 떠있습니다.

서릿발

지난주 계양산을 올랐다가 돌아오는 길에 좀 무리가 되서 종아리가 뭉치는 바람에 좀 쉬었다가 오늘 다시 계양산을 다녀왔어요. 안하던 등산을 하니 배로 힘들고 어렵고.
산정상에서 바라보니 자전거를 타고 자주갔던 계양대교. 그너머 들판가득 빈터에 여기저기서 공사중인 아파트군락.

땀이 식고 물한잔 마시고 일어서 북측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는데 17번철탑을 지나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에는 서릿발이 날선모양으로 솟아올라 있고 더러는 사면이 얼어있는 구역도 지나왔어요.

동네 뒷산에 묘지옆에 자리잡은 플렛벤치에서 또 평행봉운동을 간단하게 마치고 돌아서는 길.
3시간과 4시간 사이 산행을 마칩니다.

이렇게 2020. 11월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