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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비 내리던 밤

no pain no gain 2015. 7. 23. 13:42

실 비 내리던 밤.

 

인연의 끝을 잡고 떨어지는 낙수에 젖어들던 한 여름밤의 꿈.

마셔도 가시지 않는 갈증은 누굴 향한 목마름 일까?

 

애증.

깊고 높음의 차이가 아닌 스치듯 닿던 살결에 오소소 일어나던 솜털처럼.

오래 전 그 숲속 빈 자리에 두고 왔던 감정의 실마리가 풀릴 듯 말 듯.

회상에 장면들이 오버랩 되는 상황에서 선명하지 못한 미명의 그림자.

그대는 천상. 옷자락 스치던 보길도의 연이었더란 말이냐!

 

천상에서 달 밝은 밤에 내려 온 선녀.

어느 장인이 이처럼 백옥을 섬섬옥수로 깍았더란 말이냐?

흘러가 버린 시간이 다 다듬지 못하고 남겨둔 미완의 그대.

 

어느날 깊은 밤에 화룡정점의 구름 감긴 달에 정점을 찍을까?

 

어쩌면 이 순간이 꿈처럼 바람 따라 흘러 갈지도 몰라

선명 하게 색인하지 못하고 반만 채색된 그림처럼

다 담그지 못한 그리움의 강에 너울지는 모습으로

영원한 실루엣으로 심장에 세겨질지도 몰라

그래서 남은 시간 니것도 내것도 아닌 허상에 못다 그린 탑이

마치 일어나다 스러지는 거품처럼 처음으로 돌아 갈지도 몰라.

 

우린 영원한 이방인이 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