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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
no pain no gain
2015. 4. 21. 15:32
장인 어른은 천재다.
그 옛날 어느 세월에 딸을 낳고 이름을 천금이라 사릴줄 알으셨을까? 처갓집 그 동네 앵두나무 우물가에 잔뜩 매달리던 곁가지까지 앵도의 옛 이름이 천금이라는 걸 어찌 알으셨을까?
종묘에제사음식으로 진상될 앵도는 달밤에 홍옥으로 만든쟁반에 받쳐서 먹었다는데.
대문옆 한켠에서 오롯이 피어있던 부처님의 머리를 닮아 불두화라 불리던 수국. 이슬까지 머금으면 그 반짝이는 모습에 달나라 항아가 반할정도 였다는데. 천금옆에 수국을 심고 위에는 몽땅 하늘을 뒤덮을 듯 피어 있던 붉은 꽃들이 능소화였는데. 원래 늙은 노송가지를 매달고 올라가 붉은해의 기상을 견준다는 능소화는 어느결에 심었던 장인어른의 뜻이 사라져 수국과 함께 가고. 앵도나무 집 아릿따웠던 처녀는 세월따라 할머니가 되어가는데. 그래도 앵도같은 입술을 간직한 천금이는 아침이슬 머금은 앵두처럼 탱탱하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