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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들풀

no pain no gain 2015. 1. 2. 17:51

이름모를 들풀.

 

난. 당신에게 이름모를 들풀이었어요.

바람이 불면 좌우로 흔들리다가

느닷없이 위로 휘날리면서 때로는

한없이 솟구치는 연약 청초였지요.

 

꽃피던 어느 봄날도 가고

따사로운 어느 가을날에

졸음에 겨울던 날.

내 입술에 입맞춤 하던 당신.

 

그림자 길게 늘어지는 겨울 해거름에

날 두고 돌아설것인가요?

 

난 당신의 따듯한 말 한마디가 그리웠을 뿐이랍니다.

(여기 까지가 막걸리를 마시면서 쓴 글이고 )

 

영주에서 출발하여 소백산 비로봉을 넘어 길고긴 계곡 길을 내려와서 다리안 주차장 한켠에 앉아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단풍잎을 보면서 막걸리를 마시다 문득 함초롬히 떨고있는 한떨기 들풀을 보았습니다. 막걸리 안주로 나온 망초대나물을 먹으면서 지난 이야기들을 나눴지요.

함께 산을 넘어온 동지.

 세상이 고맙지 아니하고 감사하지 않은 일들이 어디 있을까만은 오늘 이 험로의 산을 무탈하게 넘어온 것도, 해 저물녁 노을빛 가득한 곳에서 기울이는 이 한잔의 술에도 나를 따라오던 그 부서지는 물소리도 모두 피안의 세게에서 보면 즐거움의 연속이지요.